순수함이란 어떠한 것에도 섞임이 없는 온전하고 순전한 상태를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며 더러운 불순물들이 들어올지라도 자신의 내면에 있는 깨끗한 중심으로 채우며 분별할 수 있는 힘을 '순수함'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분별할 줄 모르며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다, 싶은 것은 '순진하다'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순수함을 잃는 이유는 너무 순진해서라고 생각한다.
아이 때부터 자라오며 경쟁하고, 사회 속 적응하며 살아갈 때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돌보기 이전 방황을 하게 된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또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반응을 살피며 사람들의 시선,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 지지 않고자 하는 승부욕, 사회가 맞춰놓은 규율, 그리고 개인의 속사정을 알 수 없는 서로를 향한 지적 가운데 서로의 가시에 찔리지 않기 위해 같은 포장지를 입거나 '가시'라는 무기를 장착하는 데에 급급하게 살아간다. 영원하지 않은 기준과 판단, 그리고 소속감이 전부라고 생각이 되어 어릴 적부터 그러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되려 포장에 집착을 하는 관성이 생긴다.
어떠한 기준이 맞느냐 틀리냐를 논하기에는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순진하게 모든 기준들을 흡수하며 그 가운데 우위에 서기 위해 포장에 집착한다면 평생 포장지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자신들이 순진한 것이 아닌 똑똑하다는 생각 가운데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고, 자신의 포장에 맞는 규율을 정하고, 승부욕을 가르치며, 그러한 시선을 원동력 삼아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다음 세대들의 문화가 반복되는 것이다.
어른들이 아기를 좋아하는 이유라 한다면, 경계 심 없이 그저 순진하게 자신을 바라봐주며 믿어주기 때문이다. 그 믿음이 자신을 바로 세우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힘을 이용하여 세상을 속이는 데에 더욱 영악하게 상대하는 어른들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세상을 끊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어린아이 시절부터 순진함을 넘어 순수한 시선을 갖출 수 있는 훈련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연히라도 접하게 된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분별없이 고스란히 흡수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진정성이란 순수한 중심이 온전히 채워질 때 나와질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마음속 진실한 감정과 진심, 본질적 고민들이 채워지며 내 입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삶 가운데 드러날 수밖에 없는 향기랄까.
진정성 있는 어른이란 자신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언행을 일치할 수 있는 삶을 지켜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작은 삶과 선택 속 진정성과 중심을 늘 의심하고 점검하며 가장 작은 어린아이들 앞에서도 말을 조심할 수 있는 사람.
언제나 그런 어른, 혹은 윗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살아온 것 같으나, 이젠 나도 어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가 그러길 바라며 진정성 있는 세상을 그저 맡기는 어린아이가 아닌, 나의 무의식으로 누군가의 순수함을 키워내기도, 짓밟기도 할 수 있는 말의 책임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성장하는 모든 과정 속 많은 우리 안의 어린아이들이 순진함이 아닌 순수함으로 단단히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나 먼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되 진정성의 힘을 가진 어른으로 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