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괜찮은데, 나는 진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지?
가짜 사나이에서
멘털이 나가면 육체도 나가는 거다!!라고
소리 지르시는 교관들과
우울할 때는 무조건 몸을 무조건 움직여야 좋아진다라는
의사들의 말과
그 둘 사이에서 나는,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다.
주말 내리 4번 잠에 들었다.
토일, 내리 오후에 자고, 밤에 또자고.
그리고 지금 나는 오후 잠에서 깨어
이 글을 쓰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고 온후, 갑자기 뭔지 모르게,
굉장히 무료한 걸 넘어, 지나치게 우울해졌다.
정말 이상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취할 조치는 다 취하고 있다.
한국음식도 잔뜩 28치 캐리어에 싸와, 열심히 때 되면 먹고 있고,
아침에 열심히 8시에 일어나는 짓은 안 해도 되니 내가 일어나고 싶은 9시 반, 10시에 일어나서
(GUILTY...) 아침을 먹고,
커피도 꾸준히 복용하며, 요가 그리고 홈트도 열심히 하던 대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장 보고 갔다 온 뒤,
나는 정말 쓰러질 것 같았다.
속이 미식미식, 갑자기 너무 어지럽고,
이대로 그냥 옷 입은 체로 바닥에 쓰러져서
잠들고만 싶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장 보고 온걸 부엌에
간신이 정리를 하곤,
물을 끓여 한가득 컵에 담아선, 내 방에 올라갔다.
너무너무 죄책감이 들고, 너무 짜증 나고,
우울하고, 슬프고, 내가 이렇게 나약한 인간이었나 하는 생각에 사로 잡힐
그 시점,
나는 기절하듯이 잠에 들어버렸다.
4시간을 자고 일어나서,
살짝 나아진 기분과 몸을 이끌고
어떻게든 컨디션과 몸상태를 이전으로 돌리고자,
아플 때 나의 최후의 수단이었던, 반신욕을 택했다.
물에 푹 젖어버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와서
이리저리 바를걸 바르고 옷을 입자니,
숨이 턱 막혔다.
살짝 상황이 괜찮아진 후엔,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지, 뭐가 문제인지 찾아보려 했으나,
뭐가 뭔지,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너무 답답하고 아득했다.
그리고 내 잇몸에선 보란 듯이 피가 나며, 이빨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니 내몸뚱아.
엄마에게 불쑥 나는 전화를 해 도움을 청했다.
나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하고,
예전에 그 증상들과 비슷한 것 같아.
근데 취할 조치는 다 취하고 있는데 왜 이럴까?
했더니,
뜻밖의 답이 나왔다.
"나 같아도 그러겠는데? 너 우울하겠는데? 퇴사한 지 벌써 몇 개월째 혼자 공부한다고 그러고 있는데 당연한 거 아님? "
나는 내생에 딱 15일 동안 연속으로 쉰 적 있었는데, 그때 딱 정말 죽고 싶더라야.
결국은..
내가 백수짓을 너무 오래 해서 그렇다는 건가?
그래서 몸에서 이렇게 격하게 싫다고 반응하는 것인가? 바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자 친구 혼자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그다지 스트레스받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돈과 비즈니스와 다른 인간들과 부대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침에 꼬박꼬박 일찍 일어나서 저녁까지 쭈욱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일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뭐 때문에 스트레스인 걸까?
회사에 있어도,
회사에 현재 없어도,
이 빌어먹을 몸은 요 모양 이 꼬락서니로 나를 힘들게 한다.
아니지, 내가 나를 힘들게 하는 모양이다.
뭐 어쩌라는 건가.
도대체 뭘 어째야 하는 걸까.
빨리 내 마음과 기분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분산시켜보려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쉽지 않다.
이 글을 쓰며 표현하는 이 순간에도
표현된 내 마음은 아직도 어딘가에 갇혀있는 듯이 답답하다.
정처 없다.
입안에서 나는 피맛은 나를 더 아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