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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Oct 11. 2020

이스탄불! 비빔밥이 생각난다는...

[추억여행 꺼내기] 신혼 배낭여행기 

테살로니키에서 야간 시외버스로 그리스, 터키 국경을 통과하고, 10시간이 걸려 이스탄불 시외버스 터미널에 10월 9일 새벽에 도착하였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 터미널에서 동양 호텔(한국말하는 터키 사람이 운영하는 도미터리와 함께 있는 호텔)에 걸어서 도착하니 옷이 흠뻑 젖었다. 장시간 버스를 타본 적이 없었기에 무척 피곤하였다. 체크인하는 동안 점원이 애플티를 내어왔다. 처음 먹어 본 애플티였지만 너무 맛있어서, 쌓인 피로를 다 녹여주었다. 체크인을 하자마자 호텔에서 오후까지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

     

그리스,터키 국경검문소와 버스. 와이파이와 엔터테인먼트와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이스탄불 일정은 다음날부터 시작하였는데, 수 천년 된 고대 도시이자 유럽에서 5번째로 큰 대도시답게 활기가 넘쳤다. 터키 사람들도 친절해서 길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어딜 가든지 바다만 있다면 그 도시는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스탄불은 로마의 수도와 이슬람 제국의 수도가 될 만큼 아름다운 도시였다. 기독교 문화사적과 이슬람 문화사적이 함께 섞여 독특한 문화와 느낌을 주는 이스탄불은 나에게 비빔밥처럼 느껴졌다. 기독교와 이슬람이 이스탄불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십자군 원정 등으로 서로에게 흑역사를 선사하였지만, 그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이스탄불은 이 모두를 간직한 채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다. 전쟁은 문화를 꽃피우는 것이 아니라 파괴시킬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스탄불에 있는 동안 내내 흐리고 비가 왔지만, 걷고 또 걸어서 볼 만한 것은 다 보았다. 하지만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을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웠지만(사실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월요일 휴관인데 방문하는 바람에ㅜㅜ), 이스탄불에 볼 것이 그것뿐이겠는가라는 마음으로 이틀의 일정을 즐겼다.   


돌마바흐체 궁전 세람르크, 갈라타 다리, 고등어 샌드위치

이스탄불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먹거리가 있다면 바로 고등어 샌드위치이다. 흔들거리는 배 위에서 하루에 수 백개의 고등어를 구워 만들어 내는 샌드위치는 일품이다. 왠지 생선을 구워 빵에 넣으면 비리지 않을까 했지만, 신선한 고등어를 구워 양파와 함께 넣기에 비린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스탄불의 명물이다.


 

술탄 아흐멧 모스크
술탄 앟멧 모스크 돔 천장과 하기야 소피아 박물관


돔 건물은 인간이 만든 건축물에 신의 손길이 더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모스크 내부를 꾸미고 있는 모자이크 벽화와 스테인드 글라스는 예술작품이다. 월요일 문이 닫는 줄 모르고 마지막 날 일정에 넣어버린 하기야 소피아였지만, 다음에 다시 꼭 오라는 약속으로 받아들였다.


카리예 박물관

여행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박물관은 예외이다. 카리예 박물관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 이스탄불은 4세기부터 13세기까지 콘스탄티노플로 불리었고, 로마,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다. 그 당시의 수많은 건축물들이 남겨져 있고, 기독교 국가로서 제정일치의 사회였던 탓에 성당은 가장 화려하게 만들어졌다. 카리예 박물관도 그중에 하나로서 예수 그리스도, 사도들과 성인들을 벽화와 천장화에 그려 넣었는데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그 당시의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준다. 귀중한 역사자료이지만 이슬람이 벽화를 파손시켜서 온전한 그림은 몇 점 없다. 그리고 터키의 기독교 유적지를 가보면, 온통 성인들의 벽화에 눈을 파고, 회벽을 칠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이슬람 사람들은 눈이 정신을 상징하기에 눈을 파면 승리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도 역사인 것을.


그랜드 바자 마켓

그랜드 바자 마켓을 방문하고 이스탄불의 여정을 마무리하였다. 다음 도시는 세계 문화유산 도시 카파도키아(Gapadokya)다. 터키 시외버스를 타고 10-12시간이 걸리는 일정이라 이날 밤 버스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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