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특별하다. 2020년을 휩쓸었던 코로나가 종식이 될지 아니면 이 고통을 더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 백만 명이 코로나로 인해 숨을 거두었다. 이 전염병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출생, 결혼식, 장례식에서 지인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눌 기회마저 빼앗아 가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는 동쪽에서 떠오르고,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2021년이 되었다.
나를 항상 기분 좋게 만드는 Goldstruck Coffee에서 앉아 마시는 커피도 코로나가 빼앗아 버렸다. 나의 즐거움 하나가 없어져 버렸다. 좋아하는 북클럽 멤버들과 지인들과 얼굴을 보며 마주한 지가 오래되었다. 언제쯤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오늘 나를 사랑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먼저 계획을 세우기 전에 사랑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어릴 적부터 사랑 타령했던 나에게 '사랑'이란 정말 복잡하고 여러 의미가 섞여 있는 단어라 한 마디 말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올해는 '사랑'을 자신에 대한 용서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연약하다. 어릴 적 하늘 같았던 아버지도, 어머니도 연약하고, 어른들도 연약하다. 그리고 그들이 평가한 나 자신에 대한 것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이 자신에 대해 스스로가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가족들과 남들이 평가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바라본 자신의 모습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관계적인 면에서, 그 괴리감으로 인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폭력들, 행동들이 영향을 끼쳐 만들어낸 수많은 잘못들을 직면하고, 자신을 용서할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출발선에 선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사랑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가거나 회피하는 일이다. 그래서 삶을 뒤돌아보면 후회가 생긴다. 잘못 선택한 것보다는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이따금씩 떠올라 후회가 몰려온다. 곧, 그 후회는 또 나에게 생채기를 남기는 것 같다.
그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바로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계획을 세우기 전에 나 자신부터 용서하기로 했다.
"나는 나를 용서한다."
2021년 나를 사랑하기 위한 계획은 아무런 이득없이 오로지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천천히, 꾸준하게 노력해 보는 것이다.
1. 나를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더욱 사랑할 것이다.
2. 쓰고 있는 소설을 마무리할 것이다.
3. 브런치 글 100개를 완성하겠다.
4. 작년부터 시작한 연극에서 꾸준한 참여와 연습 끝에 극단 까메오의 단원이 되었고, 3월에 있을 연극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
5. 작년에는 책들을 많이 읽었으나 완독률이 많이 떨어졌다. 올해는 작년에 다 읽지 못한 세계문학 베스트셀러 전집과 박경리의 토지를 완독해 볼 예정이다. 북클럽에서 읽을 책도 포함해서 집에 있는 읽지 못한 책들을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읽을 예정이다.
6. 올해는 더욱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립이 되었다면, 이제는 의지적으로 고립을 넘어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7. National Park에서 캠핑을 원 없이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