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른들을 위한 동화 '나의 아저씨'

밤을 꼬박 새워가며 본 드라마

by 싱클레어


밤을 꼬박 새워가며 드라마 16편을 보았다.


그 이유는 상처 입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 위로란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나를 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나를 위해 괴롭히던 깡패를 찾아가서 싸워가며 구해주려고 하고, 나를 욕하는 사람에게 대신 빰을 때려주고, 억울함을 대신 소리쳐줄 때 우리는 위로 받는다. 남들이 다 손가락질 해도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 줄 사람, 그 사람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발견한 사실은 삶의 무게는 나이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무겁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그 무게가 무거울지언정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사실과 나이가 어려도 그 무게가 어른보다 더 무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상처 입은 사람이 상처 입은 사람을 치유한다는 사실이다. 상처 입으면 마치 죄인이 된 것인 양,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 양 바라보고, 멀리하는 사회적 편견을 뒤집어 놓는다. 상처 입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왜 우리는 상처 입지 않은 사람을 정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


상처 입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인 것을 이 드라마는 역설적으로 말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지안과 동훈은 서로의 상처가 그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게 한다. 그 치유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면서 시작된다. 지안이 동훈의 삶을 도청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깊숙한 상처를 말할 수 있는 안전한 사람인가? 안전한 사람이 곁에 있는가?라는 질문들이 떠오른다.


사랑 때문에 한 사람을 못 잊고 살아가는 정희, 기훈에게 가혹하게 꾸짖음을 받아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고 살아가는 유라, 엄마가 남긴 빚 때문에 빚쟁이들에게 구타당하고 살인자가 된 지안, 퇴직 후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상훈,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괴로워도 슬퍼도 혼자 꾸역꾸역 삼키는 동훈, 이 모두가 우리의 인생 이야기이다.


상처 입어도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울고 있을 때 내가 옆에서 울어줄게.

네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 내가 목소리 내어 줄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불안과 함께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