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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cere Baek Jan 24. 2021

신규교사 시절을 떠올리며

알고 보면 보석 같은 내 경험들


4년 차 교사로 접어들며 돌아보다

대학시절부터 마음이 정말 잘 맞는 친구가 있다. 이번 주말에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하다, 우리가 벌써 3-4년 차 교사로 접어들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1-2년 차 때는 만나면 학급운영을 하며 힘든 이야기, 아이들 또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의 고민들이 이야기의 주제였다. 그런데 이제는 각자 자리에서 쌓인 경험과 배움을 토대로 나름대로 안정적이고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학급을 꾸려가고 있다.


1-2년 차 신규교사 때 고군분투하며 고민하고 실수하며 배워갔던 그 시간이 지금 보니 정말 소중하다. 그 시간의 고민과 힘듦 그리고 보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부족하고 배워나가야 할 것이 많지만 당시는 정말 ‘생’으로 모든 것이 처음이던 시절이었다.



파란만장 신규교사 시절, 그리고 내가 만난 책들

2018년은 내 교직생활을 시작한 첫 해이다.

그렇게 되고 싶던 교사의 자리에서 처음 만난 5학년(당시) 아이들. 설렘과 기대로 시작한 1년이 그리 핑크빛만은 아니었다. 교대를 다니며 배운 이론들은 교실 현장에서 무용지물이었고, 하루하루 예상지도 못한 사건들 앞에 무력한 나 자신과 매일 마주해야 했다.


당시 특히 나를 힘들게 했던 학생 한 명이 있는데 공개수업 전 날 큰 사건이 터졌었다. 정신없이 사건을 처리하며 공개수업도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첫 학기를 눈물, 콧물로 보낸 내가 찾은 건 다름 아닌 교보문고였다. 어떤 선생님이든 신규 시절을 겪으셨을 건데, 어떤 생각과 경험을 하셨고 어떻게 나아갔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조언과 도움이 간절했다. 이런 것을 담은 책을 내신 선배교사가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교육 서적을 이리저리 뒤졌다.


그때 내 눈에 띄어 만난 책은,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와 <선생님, 걱정 말아요>였다. 이 두 책 덕분에 큰 위로와 지혜를 얻고 헤쳐나갈 힘을 얻었다. 당시에 옆 반 선생님들도 너무 좋으셨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책 속에 정리된 이야기와 조언들은 매일 밤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머리맡에 두고 읽다 잠들고 다음 날 아이들을 마주할 힘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부지런히 기록해 그런 책을 써주신 선배교사들께 정말 감사하다.



나의 기록들을 글로

이제까지의 나의 작지만 소중한 경험들이 일기장, 블로그 등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다. 당시는 그저 내 생각정리와 기록을 위해 썼었는데 그 경험들이 지금 보니 그냥 글이 아니라 보석 같은 것들이다. 어찌 보면 창피한 모습(?)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힘들었던 당시 오히려 그런 진솔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와 같이 교실 속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는 안도감만으로도 다시 나아갈 힘을 얻었었다. 내가 그랬듯이, 나도 흩어져있는 내 이야기를 다듬고 표현하면 누군가는 위로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글을 몇 편 써보지 않았지만 브런치는 내가 이런 글쓰기에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해준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게시글을 꾸미는 것이 신경 쓰였는데, 브런치에서는 오롯이 글에만 집중할 수 있다. 특히 매거진으로 폴더처럼 모을 수 있어 정말 유용하다. 그래서 여러 써보고 싶은 주제들 중 내가 언젠가는 남겨보고 싶던 교대 생활부터 초임교사 시절까지 기록들을 조금씩 다듬어 써보려 한다.



내가 방향을 잃고 힘들 때 특히 많이 느꼈듯 한번도 만난 적 없을 수도 있는 우리는 글을 통해 연결되고 삶에 엄청난 영향을 받기도 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나도 내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그 안에서 나를 더 알아가기도 하며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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