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 되면 마당에 심은 세 그루의 감나무에 감이 열린다.
이전 집에는 매실나무와 앵두나무가 있었다. 매번 이사 갈 때마다 꼭 마당에 과일나무 한 그루씩은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엔 감이다.
홍시로 먹는 감인데 이게 참 먹기가 불편하다. 자꾸 손에 묻고 입에도 묻고 가끔 느껴지는 떫은맛 때문에 나는 그다지 감을 잘 안 먹는 편이다. 그래서 서울 있을 때 마당에서 딴 거라며 한 상자씩 보내주시면 냉동실에 얼려놨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했었다.
감은 따기가 어렵다.
떨어지면 그대로 뭉개지고 손으로 따러 올라가자니 나무가 약하다. 그래서 감 따는 전용 막대로 가지채로 비틀어 꺾어 따는 게 가장 안전하고 좋다. 혹여나 감이 땅에 떨어지면 개가 부리나케 뛰어와 감을 핥아먹는다. 감이 이미 초록색일 때부터 입맛을 다시던 놈이다. 덜 익을 감이라도 떨어지면 자기 자는 곳까지 물고 가 소중히 모셔두고 껍질만 핥던 게 여름부터다. 감 따는 날에는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 사방을 뛰어다니며 감 열린 나무 위만 목 빼놓고 쳐다본다.
그러다 언제 한 번은 떨어지는 감에 맞아 이마가 빨갛게 물들었던 날도 있다.
그게 얼마나 우스웠는지 닦아주지도 않고 바보 같다고 놀리며 그대로 두었던 기억도 있다.
올해는 한 나무에만 감이 많이 열렸다.
밑 부분에만 많이 열려서 따기는 쉬워 보이는데 담장 너머로도 많이 축 쳐져 열려서, 엄마는 혹시나 다 빼앗길까 봐 오갈 일이 있을 때마다 얼마나 익었는지 확인한다. 나는 이번엔 까치들이 밥 먹으려면 아래까지 내려와야겠네, 하고 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