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병아리를 팔고 있었다.
샛노란 병아리들을 허름한 골판지 상자에 담아서 바닥에 놓고 모자 눌러쓴 아저씨가 바닥에 앉아있으면 하교시간 이후 아이들은 그 근처에 구름 떼처럼 몰려서 병아리를 구경했다. 삐약삐약 거리는 그 작은 것이 햇볕 받아 반짝반짝한 게 아주 이뻤다.
한 마리에 300원. 매번 부러운 눈으로 병아리를 데려가는 친구들을 보다가 나도 한 마리 데려오기로 했다. 작은 비닐에 모이를 담아 한 마리를 품에 안고 돌아와 방에 풀어놓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병아리 동생이 생겼다며 아주 좋아했다. 모이를 다 먹으면 뭘 주어야 하나 고민도 하고 손에 올려놓고 연신 쓰다듬으며 좋아했다.
고민은 계속되지 않았다.
교문 앞 병아리가 으레 그렇듯, 그 병아리도 오래 가진 않았다. 3일 정도 지났을 때 힘 없이 삐약삐약 울더니 그 작은 눈에 피곤함이 가득 쌓여 반쯤 감은 눈이 반달 모양이 되었고, 결국 어느 날 턱을 축 늘어트리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고야 말았다.
나는 엉엉 울며 내가 가장 아끼던 장난감 상자에 솜을 가득 담아 병아리를 넣어주었다. 비가 많이 내렸고, 나는 우산을 어깨에 메고 아파트 뒤편으로 갔다. 화단도 아니고 나무 몇 그루 심어져 있는, 사람 발길 잘 안 닿는 어느 한 귀퉁이에 빗물로 부드러워진 흙을 맨손으로 파냈다. 그 안에 병아리를 담은 장난감 상자를 뉘어주고 흙으로 잘 덮었다.
물끄러미 병아리가 묻혀있는 곳을 지나다가 잠깐 내려다본다.
저기 어딘가 병아리가 잘 쉬고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한참 내려다보다가 지나간다.
이 동네 안, 사람 발길 잘 닿기 어려운 이곳은 내가 내 손으로 처음 생명을 보내주었던 병아리의 작은 무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