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도 고양이 Mar 25. 2020

달을 향해 자라는 나무

grow th the moon

낮에 뜨는 소월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오후 세 시인가?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짧긴 했어요. 그래도 낮이잖아요? 달이 떠있으면 누구라도 신기해할 일이잖아요? 이 신기한 광경을 혼자 보는 게 아까웠어요. 그때부터 마주치는 사람마다 붙잡고 저기 달이 떠있다고 말해주었어요. 왠지 이 시간에 떠있는 달을 보면 신기해할 것 같았죠. 그런데 아 달이네, 이러고 그냥 가더라고요.


나만 이게 신기한가.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저거 필름 카메라로 찍을 수 있나?


밤이면 이것저것 장비가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낮이고 해가 아직 중천이니 충분히 가능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어요. 온전한 달을 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딜 가봐도 하늘을 텅 비우는 자리가 없는 거예요.


저 나무 하나만 베어버리면 딱 좋겠는데, 하다가 문득 달 밑이 약간 깎여있는 걸 보았어요. 아, 저 나뭇가지 끝으로 달을 살짝 받쳐보자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이런 사진이 나왔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달을 받치는 나무보다 달에 닿고 싶어 이렇게 자란 나무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었어요.


그래서 이 사진은 grow to the moon입니다.

달에게 닿고 싶었던 나무예요.



https://www.instagram.com/p/B9BLiOKnWqG/?utm_source=ig_web_copy_link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대로 찍고 설명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