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도 고양이 Jan 30. 2017

퍼펙트 센스

너도 언젠가 사랑을 하게 될 거야. 그러면 비참해지겠지.

퍼펙트 센스 (Perfect Sense, 2100) 중에서.



마이클이 셰프로 일하는 식당은 한참 바쁘다.

이리저리 바쁜 주문을 받아내는 중에 그의 동료 제임스가 말을 건다.


'넌 세상에서 제일 야비한 놈이야.'


바쁜 와중에 마이클은 주방을 통제하는 대사들 사이에 그게 무슨 말이냐며, 짧고 덤덤하게 끼워 넣는다.

제임스는 지난밤 파트너였던 여자를 차 버린 마이클의 무신경함을 꼬집어 질타한다.


그럼에도 무신경하게 돌아서 바다 냄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신참을 혼내는 마이클.

그런 마이클에게 제임스가 한마디 한다.



"

언젠가,

언젠가 너도 사랑에 빠지겠지.


그러면 비참해질 거야.

"




사랑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렵다.


사람은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결국 하게 될 테지만,

믿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은 불안해하고,

나만을 위해 살 수도 없게 된다.


그걸 견뎌서까지 얻어내고 싶어 하는 사랑은 나를 갉아먹고 깎아내리고 아프게 한다.



이 영화에서는 인간의 감각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인류를, 사랑을 시험한다.

감각이 없어질 때마다 혼란을 겪게 되지만 어찌 되었건 무언가로 대체하며,

밑으로 떨어진 무언가 만큼 다시 더 진한 무언가로 박차고 올라와 견뎌낸다.


그 과정이 참 애처롭고 비참하다.


사랑한다.

사랑할 수록 비참해져 간다.


그걸 알면서도 여전히 사랑한다.

어쩔 수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창밖을 좋아하는 고양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