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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Aug 11. 2020

일 했다.

아침에 아르바이트 인수인계 다녀오느라 수면 부족이었고, 종일 기력도 입맛도 없었지만 늘어져 있다가 아무튼 꾸역꾸역 한 편 썼다. 직장도 안다니는데 하루에 한 편 쓰는 게 충분하지는 않다. 자리 잡은 작가도 아니고. 하지만 어쨌거나 일을 했다는 게 중요하다. 내일 알바할 것도 물어놓았다. 이 정도면 대단히 성실하진 않았지만 대단히 오늘 하루를 날리지는 않은 것이다. 그런 게 중요하다. 


자기 자비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굉장히 관대한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내 친구가 오전에 아르바이트 다녀와서 오후에 작업을 마쳤다면, 나는 그 친구에게 '왜 작업을 그것밖에 안 했어?'라고는 안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그렇게하지는 말자는 이야기.. 라고 나는 받아들였다. 어제도 그랬다. 오전 내내 재택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 한 편을 썼다. 하지만 내 계획은 두 편을 쓰는 거였다. 알바하고 운동하고 작업을 했는데, 한 편 밖에 못 썼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냥 그렇게 된다. 오늘 하려는 일 다섯가지를 계획해 놓고 그 중 네 개를 하면 쉽게 스스로를 비난하게 된다. 한 개를 못했다고 그렇게 난리를 친다. 


하루에 5천자씩 주말 다 쉬어도 한 달이면 20화다. 30화 기준 한 권이니까 2/3는 된다. 여름까지 쓰겠다는 원대한 목표는 사라졌고 올해 안에만 내고 싶은데 이 속도면 올해 안에는 어케 될거다. 정산이야 내년에 받겠지만... 날이 엄청 추워지기 전에는 완고를 쓸것이다. 진짜다.... 나 화이팅 ... 화이팅... 


*키워드를 아르바이트, 작가, 수면부족으로 했는데 가난한 작가 생활을 세 키워드로 압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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