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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Oct 27. 2020

엄마는 왜 그러는걸까

물어보고 비난하는거 왜 그러는걸까... 

그러니까 컵을 사면 

집에 컵이 많은데 왜 컵을 또 샀느냐 

이 컵이 너무 무겁다 

컵이 못생겼다 

안예쁘다 


친구랑 나갔다 들어오면

뭐 먹었냐고 물어보고 

파스타를 먹었다고 하면 

으유 또 살찌는 거 먹었다고 

도로 살찔려고 그러냐고 하고 

설렁탕을 먹었다고 하면 

맛없는거 먹었다고 하고 

냉면을 먹었다고 하면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비위생적이고 짜다고 한다 


출출해서 냉장고를 뒤지다가 

아 뭐 먹을 거 없나 하면 

물을 벌컥벌컥 마셔라 

또 살찌려고 작정했냐고 한다 


택배가 와서 옷을 샀다고 하면 

어디서 그런 못생긴 옷을 샀냐고 하고 

그 옷을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인다고 한다 


도대체 왜 그러는걸까 그래서 어제는 뭐 먹으러 가냐고 해서 비난받는게 지겨워서 또 뭐 먹는다고 하면 살찌는거 맛없는 거 짠 거 어쩌고 할 거 아니냐 이야기 안 하겠다 했더니 너는 무슨 말만 하면 화를 낸다며 난리가 났다. 


대답을 하면 대답을 해서 비난을 받고 대답을 회피하면 대답을 회피한다고 비난을 받고 그런 이야기 그만하고 싶다고 하면 알았다고 가족끼리 관심도 갖지 말고 남처럼 살자고 하면서 네 물건 여기서 다 치우고 네 그 무거운 컵들도 식탁위에 올려놓지 말라고 한다.


추가로 어제는 본인이 몇월 몇일에 그랬냐고 함. 솔직히 이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성인의 대화라고 생각이 안 들었다. 몇월 몇일에 그랬냐니... 사사건건 비난하는게 무슨놈의 관심인지도 모르겠고 그런 관심 필요 없다고 하면  또 한 마디도 하지 말고 살자고 큰 소리를 치는데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본인이 자꾸 남을 비난한다는 것을 지적하면 관심이라고 받아치니 대화는 전혀 진전이 되지 않고.... 

엄마 세대 사람들이 좀 그렇다는 건 알겠다 나도 엄마 친구 가끔 보면 그 분들이 살이 빠졌다 쪘다 결혼은 왜 안하냐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니까... 근데 그거랑 비난은 또 다르지 않나... 


아무튼 엄마가 못생기고 무겁다고 한 컵으로 커피 마시고 있다. 


근데 진짜 엄마 왜 저러는건지 이해가 안 간다. 다른 친구는 그게 본인이 생각하는 관심이라서 내가 물어봐주기를 바라는거라고 하는데, 내가 엄마 뭐 했는지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보면 귀찮게 말시킨다고 짜증을 냄. 근데 또 엄마는 생각하기가 싫은거래. 그래서 밥을 뭐 먹었는지 물어본다? "너랑 똑같은 거 먹었잖아 뭘 물어봐 ㅇㅁㅇ?" 라고 함.


내가 답답한 건 엄마가 저 질문을 왜 하는지, 그리고 왜 사사건건 비난을 하는지, 그리고 왜 그것을 관심이라고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인데 아무것도 속시원한 대답이 안 나온다. 본인한테 물어보면 본인은 모르니까... 비난을 하는지도 모름... 아니 그게 비난인지도 모르는 거 같은데... 나이탓인가 원래 저랬나도 잘 모르겠다 집 떠나 있은지 오래 되어서. 그냥 서울로 취업해서 도로 나가야 하려나 싶기도 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그냥 두고 그러려니 살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곘다. 


아니 진짜 짐작가는 이유가 있으시거나 비슷한 엄마를 두신 분들 조언좀 주세요 

대체 엄마가 바라는게 뭘까요..? 

저를 마음껏 비난하기..? 

내가 똑같은 뭐 먹었어 류의 질문을 하기....? 

아니면 내가 뭘 먹을지 엄마가 정하라고 해서 

나에 대한 통제권을 확인시켜주기...? 


뭘까요...... 


아빠가 아들한테도 이런 소리를 하나요?

요새 무슨 게임 하니 ?

ㅉㅉㅉ 그런 좆망겜을 왜 하니? 

이런 대화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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