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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쟁이 Dec 23. 2022

따스하고 기쁜 날들을 소망하며

메리 크리스마스

시작하는 날 반드시 그날이 올 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다.

정말로 그날이 코 앞이다.

2022년이 끝나는 날이.

어렸을 때야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으레 반성이란 것을 했겠지만

또 새롭게 떠 오르는 해를 보고 뭔가를 다짐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후회가 남지 않는 시간을 살아냈다.

더 잘 살려고 해 봐도 그럴 수 없다.

꽉꽉 눌러 시간을 쪼개어 살았다.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늘 이걸 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애썼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렇게 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절로 그렇게 살아졌다.

앞으로 이걸 할 거야라고 다짐하기보단

지금 그걸 하지 뭐... 당장... 하면서 살았다.


올해도 그렇게 살았다.

매일이 내 삶의 끝자락인 것처럼 아껴서 살았다.

그래도 아쉬움이 있다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흐른다 느껴진다는 거.

살짝 서럽네.



 11월부터 그리기 시작한(12월 말까지는 끝내보려 했으나 도저히 불가능하다)

나의 여섯 번째 그림책에 등장하는 썰매는

루돌프 사슴이 끌지 않는다.

날도 차갑고 매서운 바람도 부는데 산타에게 붙들리어

밤새도록 고된 노동을 할 필요 없다.

루돌프 대신 스스로 날 수 있는 썰매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놀다 버린 장난감으로 만든 썰매엔

자유로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날개도 있고

꽃잎 프로펠러도 있다.

또 에너지 효율이 좋은 LED 램프를 부착했다.

산타는 더 이상 할아버지가 아니다.

이제는 그도 크리스마스를 즐길 것이다.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고도 넘친다.

대신에 검은 고양이가 그 일을 할 것이다.

굴뚝을 오르내리는 것쯤은 그들에겐 일도 아니다.

빠르고 민첩하며 절대 들키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전한다.

많이 많이 춥다.

원래 이렇게 추운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춥다

혹여 80억 지구인들이 지구별을 함부로

다룬 탓은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해 본다.


추운 연말 마음만큼은 춥지 않기를...

살아있어 생기는 에너지를 모아

식어가는 생명을 감싸 안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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