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부터 민서는 빵가게로 매일 출근하기 시작했어.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며 약간이나마 일이 손에 익기 시작했지. 민서는 일이 끝난 후엔 매일 저녁 작은 수첩에 기록을 남겼어.
“와,, 벌써 빵가게에서 일한 지 6일이나 되었네.”
1일: 60 피그니
2일: 60 피그니
3일: 60 피그니
4일: 60 피그니
5일: 60 피그니
6일: 60 피그니
오늘까지 총 360 피그니… 앞으로 640 피그니 남았어.”
어느덧 통통이의 배는 살짝 통통해졌고 톡톡 치면 잘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어. 돼지저금통 왕국에 떨어진 지 7일째 되는 날이었어. 그날은 빵집이 문을 닫는 날이어서 통통이와 민서는 함께 마을 시내를 구경하러 갔어. 햇살 좋은 오후, 마을 한복판에 북적이는 장터가 열리고 있었지.
“여긴 뭘 하는 곳이야? 시장인가?” 민서가 물었어.
통통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지.
“이곳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꿀꿀 마켓’이야. 누구든 자신이 만든 걸 팔 수 있어.”
민서는 두리번거리며 눈을 반짝였어. 손수 만든 비누, 뜨개질한 인형, 재활용한 지갑, 그림 액자… 온갖 창의적인 물건들이 있었어.
“우와… 나도 해보고 싶다…”
통통이는 민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럼 너도 해봐! 너, 그림 잘 그리잖아.”
민서는 잠깐 머뭇거렸지만, 가방 속 낡은 스케치북을 꺼내 들었어. 그 안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심심할 때면 그려놓은 낙서와 그림들이 가득했어. 거의 대부분이 통통이를 그린 거였지. 통통이의 웃는 얼굴, 웃긴 얼굴, 슬픈 얼굴을 관찰하며 그린 거였어. 민서는 평소에도 그림 그리는 걸 특히 친구들의 얼굴을 따라 그리는 걸 좋아했지.
“흠... 그럼 이걸로… 스티커를 만들어볼까?”
민서는 근처 문방구에서 재료를 조금 사고, 작은 박스를 빌려와 좌판을 열었어. 스티커에는 통통이 캐릭터들을 그려 넣고 이름도 붙였지.
‘절약 통통이’
‘쇼핑 중독 통통이’
‘배고픈 통통이’
‘관찰 통통이’
‘으앙 통통이’
박스 위에 천을 덮고, 조심스레 스티커들을 진열했어. 처음엔 다들 지나치기만 했지만, 지나가던 꼬마 하나가 스티커를 보고 깔깔 웃었지.
“엄마! 이 스티커 나랑 똑같이 생겼어!”
그 한 마디를 시작으로 조금씩 아이 저금통들이 몰려들었고, 곧 민서의 좌판은 인기 만점이 되었어.
“한 장에 20 피그니, 세 장에 50 피그니예요!”
민서는 또박또박 말하며 계산도 정확히 했어. 스티커가 귀여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금방 팔리고 말았어. 무려 300 피그니를 벌었지!
“우와… 내가 만든 걸 팔아서 돈을 벌다니… 너무 신기하고 뿌듯해”
민서는 돈보다 더 큰걸 느꼈어.
“내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기쁘게도 만들 수 있다니.”
그날 밤, 통통이의 배를 톡— 하고 두드려보았어.
“오오! 점점 차고 있어! 왠지 몸도 따뜻해져!”
민서는 조용히 웃었어. 그리고 수첩에 적었지.
5월 7일, 프리마켓 수익 300 피그니.
만들 때 즐거웠고, 팔 때 뿌듯했음.돈은 땀과 아이디어가 만나야 생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