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나뭇잎이 색을 바꿨다.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달라졌다.
내가 모르는 사이
내가 보아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그렇게 나무는 옷을 바꾸고
또 더러는 옷을 벗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그렇게 말없이
나무는 계절을 따라 할 일을 했다.
떨어진 낙엽이 바스락 소리로 존재를 알릴 때에도
나무는 말이 없었나 보다.
푸른 시절 내내 그늘로 내게 위로하고
바람으로 노래하더니
제 몸이 떨어지는 순간엔 내게 알리지도 않다니...
아니, 내게 울었을 울음을 내가 듣지 못했나?
그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