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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뾰족달
Nov 05. 2024
길과 흉은 세트이다
자연을 봐서 좋고 자연을 봐서 힘들다
베란다에 작은 책상을 하나 놓으면서
나는 새벽이 행복해졌다.
텀블러를 가지고 책상에 앉으면
막 깨어난 새들을 지저귐과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숲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의 숲은 더 좋다.
같은 맑은 날인데도 어떤 날은 새들이 경쟁하듯 지저귀고,
때로는 고요했다.
태풍 전야처럼.
또 어떤 날은 새들의 움직임이 너무 분주해서
그들을 보느라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잠자리 한 마리 날지 않는 이상한 고요한 날도 있었다.
자연은 알 수 없다.
매일매일 자연은 새롭다.
행복한 새벽맞이,
그 숲이 보이는 창문 위에 왕거미가 산다.
어느 여름날,
거미줄이 출렁이더니 매미가 잡혔다.
어!
모기 아니고 매미.
그냥 벌레 아니고 매미.
왜 이리 속상한 걸까.
그 거대한 몸이 꼼짝없이 왕거미에 잡혔다.
왕거미가 매미 머리를 꽉 잡고 있는데 마음이 너무 상했다.
원래가 자연은 이런 것이다.
자연은 이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왜 아름다운 것 좋은 것만 보이길 바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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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새벽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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