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85)

법원 이야기(feat. 민사소송)

by 시우


이혼과 같이 왔던 아내와의 사문서 위조건에 대한 민사 소송 변론 기일이 잡혔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집을 나가고 양육비 포기 각서와 재산 분할서를 사문서 위조하여 법원에 제출하였고 그걸 막으려고 수십 번 아내의 부모와 아내에게 연락을 했었지만 전혀 답변이 없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다,


사문서 위조는 친고죄가 아니다, 내가 고발을 취하한다고 취하가 되는 것이 아니고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증거가 확실한 편이라 무혐의가 나올 확률도 낮고 경찰 조사 단계에서 취하가 되지 않는 다면 형사 고발 단계로 넘어가 거의 무조건 유죄 판결과 함께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지게 된다


고발 전까지 대화로 해결을 보려고 연락했었던 내 노력을 폄하하고, 본인의 상황만을 주장하는 답변서를 보면서 그간 아내와 아내의 부모님께 연락했던 내역서와, 아내가 SNS에 놀러 다니던 사진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였다 나에 대한 미안함과 잘못이 아닌, 판사님께 구구절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참 변한 게 없는 사람이다 했다


법원에 자기 엄마 손을 잡고 들어와 엄마가 속닥거리는 소리를 듣고 움직이던 사람, 아직도 부모의 그늘 아래서 가스라이팅 당하며 사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한 것에 대한 사과와, 앞으로 이혼을 진행함에 따른 원만한 합의가 내 요구 사항이었음에도 그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하기 싫어 사건을 이지경까지 키운 것이다


1차 기일에 생업으로 인해 참석을 못해 이번 2차 기일에 참석을 했다, 변호사 없이 나 홀로 전자 소송을 진행한 거라 많이 떨렸다, 앞선 민사 소송 하는 사람들의 재판을 보고 있노라니 판사님이 물어보는 것도 많고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이 앉아 있다 신기한 게 절대 원고와 피고가 같은 줄에 앉아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원고가 왼쪽에 앉아 있으면 피고는 오른쪽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30여 분간 기다림 끝에 우리 차례가 왔다



"원고 OOO 씨 출석 하셨습니까?"


"네."



대답을 하고 원고 석으로 가서 앉는다



"피고 OOO 씨 출석하셨습니까?"


"네."



아내도 피고석으로 가서 앉는다


앞에 있는 커다란 모니터 위에 우리가 내었던 서면들이 보인다, 판사님은 그걸 위아래로 다시 한번 훑어보시더니 입을 열었다



"원고, 피고 여기서 더 주장하거나 제출할 증거 있습니까?"


"없습니다."



둘 다 없다고 대답하니 고개를 끄덕이시고 우리를 한번 쳐다보신다



"특별한 증거나 내용이 없다면 이것을 기준으로 판결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판결 선고일은 O월 O일 입니다 그때는 나오실 필요 없고 안 나오셔도 판결문은 송달해 드리겠습니다."



증거도 확실하고 그러다 보니 별다른 질문도 없었다 아내 뒤를 스쳐 지나가듯이 법정을 빠져나온다 두건중 한건이 이제야 끝이 났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원했던 수준만큼은 아니더라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때에는 부부였던 사이에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누군가 그랬다, 그때 네가 알던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도 이제 너에게 가져올 수 있는 것들 다 가져오려고 할 거니까 너도 받을 수 있는 것 가져와야 할 것 다 가져오라고 말이다 이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삶의 중반쯤 만나서 검은 머리가 흰머리가 될 때까지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할 사람이 책임을 전가하고 남 탓을 한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사람을 선택했다는 자괴감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론 같은 사람이 아니니까 갈라선다고 자기 위안 아닌 위안을 해본다 화장실로 들어가 옷매무세를 가다듬고 나온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입는 검은색 슬랙스 바지에 블루계열의 와이셔츠 거울에 보이는 내가 무척이나 피곤해 보인다


터벅터벅 걸어 주차되어 있는 차까지 걸어온다 두 가지 일중에 한 가지가 끝이 났다, 남은 한 가지도 조만간 끝이나 길 바란다 일상에 평안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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