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탕후루
이번에 홈플러스에 탕후루 가게가 하나 생겼다, 공주님은 딸기 탕후루를 매우 좋아하시는데, 딸기 철이 아니라 그런지 딸기 탕후루가 잘 보이지가 않아서 매번 못 사 먹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딸기 값은 왜 이리 비싼지 1 킬로그램이 조금 넘는 딸기 가격이 2만 원 가까이 되는 걸 보면서
"공주님 딸기 값이 비싸서 탕후루가 안 나오나 봐, 다음번에 아빠가 딸기 사서 집에서 해줄게."
라고 이야기 한지도 한 달이 넘어간다 오늘 공주 손을 잡고 간 마트에서 딸기가 한팩에 7천 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오늘이 기회 구나 싶어 사람들 틈을 헤집고 들어가 딸기 한팩을 손에 들고 나왔다
인터넷으로 보기에는 만들기가 쉬워 보였는데 막상 집에 와서 보니 재료부터가 엉망진창이다, 긴 꼬챙이도 안 샀고, 집에 있는 설탕은 백설탕이 아닌 흑설탕이고 정량 레시피 준수파인 나로서는 참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차피 처음이니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집에 있던 음식용 꽂이를 준비하고 딸기를 씻으며 꼭지를 딴다, 물기를 바짝 빼라고 해서 냅킨을 바닥에 한 장 깔고 그 위에 꼭지 딴 딸기들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냄비에 물과 설탕의 비율은 1:2로 맞추고 약불로 끓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보니 저으면 안 된다고 그래서 가만히 놔두고 물기를 뺀 딸기를 꽂이에 두 개씩 꽂아서 쟁반 위에 올려 두었다
약불로 끓여서 인지 설탕물이 잘 안 녹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백설탕으로 끓인 건 물이 투명한데 내건 흑설탕이어서 인지 갈색 빛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오히려 흰 설탕보다 맛있어 보이는 건 내 착각일까? 10여분 넘게 끓이고 나니 갈색이지만 바닥이 비춰 보이는 투명한 탕후루 베이스가 만들어졌다 집개로 딸기 꽂이를 베이스에 넣고 돌돌 돌렸다가 빼서 기름종이 위에 하나씩 올렸다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코팅이 입혀지고 아마도 좀 시간이 지나면 굳어서 탕후루가 되리라 의심치 않았건만...
결과는 첫 탕후루 도전은 실패!
그냥 딸기에 설탕 뿌려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의 딸기 가 되었을 뿐이었다, 아마도 물이 좀 많았던지 아니면 설탕이 적어서였던지 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공주님께 두 개 꽂이 정도 드렸더니 잘 드시고 하시는 말이
"맛은 있네요, 그런데 아빠 잘 못 만들었어요. 단단해야지."
"아빠도 알아요 처음 만들어 봐서 그래, 그래도 맛있으니까 된 거 아니야?"
"네 맛은 있어요."
남은 꽂이들은 통에 차곡차곡 쟁여 냉장고에 넣어둔다,
무슨 일이든 첫 시도가 가장 힘들다, 다음번에는 이번보단 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다는 걸 모두 다 알고 다들 나처럼 생각하지만 못하는 이유가 뭘까? 그런 것들이 참 궁금하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어떤 것들 때문에 인생이 정체된다
불확실한 것에 대한 두려움일지 아니면 그저 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탕후루 덕분에 나는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비록 첫 탕후루는 실패했지만 잘 먹어준 공주님이 너무 고맙고 다음번엔 반드시 딱딱해서 와그작 씹을 수 있는 탕후루를 만들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