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태도
나는 꽤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온전히 들어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목소리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상 녹음해둔 내 목소리를 들으면 손발이 다 오그라 들며 녹음한 것을 꺼버린다 담배는 안 피우는데 기관지가 안 좋은 편이라 종종 사례 들린 목소리가 나와서 나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이 목소리가 누군가한테는 괜찮은 목소리라고 해줘서 기분이 좋다
중학교 시절에는 교생실습 온 선생님이 성우 해도 되겠다고 그러셨는데 무슨 깡이 었는지 저도 다른 꿈이 있어요!라고 말해서 선생님을 당황시킨 적도 있었다 나중에 실습이 끝나고 편지를 한 장 써주고 가셨는데 네 꿈을 내 마음대로 생각해 버려서 미안하다라고
어쨌든 목소리 이야기가 갑자기 나온 이유는 중저음의 목소리라 노래들을 부르기에는 고음이 잘 안 됨에도 불구하고 차 안에서나 혼자 있을 때 흥얼거리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진짜 성인 취미 반으로라도 보컬학원을 다녀볼까 진지하게 고민도 한 2주 정도 해봤다
대학 시절만 해도 이런 도전은 귀찮고 힘든 일이었다 일단 무엇을 하더라도 성취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 계속 해갈 원동력이 생기는데 자신감도 부족하고 해야 할 과제며 졸업 작품 준비며 취직 준비 등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이런 돈도 안 되는 취미 같은 도전들은 시간낭비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냥 쳇바퀴 같은 인생을 살면서 그래도 이런 것이라도 하나씩 성취해 가는 기쁨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성향이 깊이 생각하고 시작하기 전에 할 수 있을 만큼 준비하고 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까지 큰 벽을 만난 적은 없는 것 같다(다르게 말하면 안 될 일은 잘 안 한다는 것이지만)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그랬었고, 택시 면허를 딸 때에도 그랬다, 도전을 성공할 때마다 성취감이 크니 해마다 하나씩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올해는 내 인생 중대한 일을 마무리 잘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돌아오길 바라본다
달려본 사람을 알 것이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까지 나만의 페이스를 놓치면 다시 달리기 힘들기 때문에 항상 꾸준하게 정속으로 달려야 한다는 것을, 나에게 도전도 그렇다 내가 삶을 살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삶의 방향성을 꾸준하게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들이라고, 성취감을 느껴본 사람들은 계속 뭔가를 하고 싶어 진다. 그게 늘어나다 보면 삶이 재미있어진다, 나는 아빠가 된 후로 조금 막힌 느낌이지만 끊임없이 해보고 싶은 것들을 찾아본다
인생을 살면서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삶이 늘어진다, 오늘은 피곤해서 내일은 바빠서 근대 요즘은 나도 자꾸 늘어지고 싶은 생각이 든다, 30대 후반의 나이는 뭐랄까 좀 애매한 나이이다, 뭔가 다른 걸 시도하기에는 늦었고 그렇다고 도전해보지 않기에는 아까운 그런 나이인 듯하다
티브이 광고 속에 노인분들이 춤을 추고 드럼을 치며 나이는 숫자일 뿐 열정을 찾는 어떤 광고를 보면서 그것도 삶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지 하면서 코웃음을 친적이 있다. 아침에 일찍 거리를 돌아다녀 보면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주우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있다 사회 초년생 때 회사 창고에 쌓여있던 오래된 포스터를 고물상에 팔아본 나는 저게 몇 푼이 안된 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그게 저분들한테는 한 끼의 식사가 되고, 삶을 살아가게 되는 무엇인가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연애 할 때 부터 이렇게 되기 전까지 아내에게도 항상 이야기했던 게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 안주하기보다는, 뭔가 할 수 있을 나이에 해볼 거는 해보라고 나는 일 하느라 당신처럼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으니, 당신이라도 뭔가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게 해 보라고 그리고 그 기회를 잡게 되면 그 다음에 내가 그런 기회 잡을 수 있게 나에게도 시간을 주라고 (이 이야기를 한건 아래 영상과도 관련이 있다)
근대 이게 어쩌면 아내한테는 부담이었나 보다, 사회는 고정적인 틀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인식에서 역할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빨리 해야 발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앞선 화에서 말했다시피 본인이 이득 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되려 편견을 가져주길 바라고 편견을 없애면 이득 보는 부분에는 입을 다무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내 생각에는 내 아내도 그랬다.
아내와 결혼해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던 게 아내가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노트북으로 보여준 영상이 하나 있었다 (시간 나실 때 꼭 한번 보시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V5LDE4mXrZI&t=124s
영상에서 15분 정도이지만 하는 말은 이거였다, 부부는 서로에게 부모가 되어야 하고,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서 서로 키워주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남자는 맞벌이하는 여자를 원한다면 본인도 육아를 하고 밥을 하거라, 여자는 본인도 10년을 일해도 돈 5천 모으기 힘들면서 결혼할 때는 왜 남자에게 1억 2억짜리 집을 바라느냐 그게 불공정거래이니 결혼을 하면 한 집안의 공동 CEO가 되는 것이니까 서로 벗겨먹을 생각 하지 말고 같이 성장해 나갈 사람을 만나라 같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였다
이런 걸 왜 보여주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그랬다 서로 성장해 나갈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 당시 나는 결혼 말고 연애만 하자는 사람이었는데 그때 생각이 좀 바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그건 아내의 거짓말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그냥 현실의 벽에 부딪혀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뭐가 진실이든 아내는 더 같이 성장해 나가기보단 그저, 그냥 지금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게 나한테는 뒤통수 맞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일도 육아도 병행하는 나는 정신적으로 너무 빠르게 지쳐가기 시작했고 인생이 더럽게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결국엔 부부로서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나는 안 할 테니 네가 거기까지 가고 싶으면 너 혼자 해라 나는 여기로도 충분하다고 해버리니(그게 왜 충분하다고 말하는지 이해도 가지 않지만) 결국엔 본인이 하기 싫어 모든 책임을 나에게 떠 넘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럴 거면 저런 영상은 왜 보여줬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지만 결국에는 이 사달이 나게 된 것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그랬다 본전 생각나서 그러냐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결혼 전에는 투룸 아니 원룸 방에서도 같이 살아가면서 같이 성장해나가겠다던 사람이 어느 순간 집을 해오지 않으면 결혼 안 하겠다고 했을 때 그냥 접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연애할 때에 방세도 내주지 않고 취직 못하면 헤어져야 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리가 부러졌을 때 너 병간호하기 힘드니 그만 만나자 그렇게 모질게 했었어야 했다고 그런 이기적인 생각도 했다, 나쁜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래도 이제는 정리해야지 너의 삶을 위해 그리고 이제는 그것보다 중요한 내 삶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