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에도 귀여움은 존재했다.
백제시대에도 귀여움은 존재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국보이자,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속공예품으로 꼽힌다. 엄숙해야 할 향로에 왜 이토록 사랑스러운 동물들을 새겼을까? 귀여움은 분명 시대를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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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가 고개를 돌렸다.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났나 보다. 깜짝 놀란 눈동자. 목을 돌려 경계하는 자세가 묘하게 귀엽다. 황새는 학과 생김새가 비슷해서 옛 그림에서도 구분이 어려웠다. 학은 신선이 타는 새이자 천년을 사는 영물로 여겨 구름과 학이 어우러진 운학문을 고려청자에 새겼고 조선 문관 관복의 가슴에도 수놓았다. 황새 역시 부귀와 장수의 상징으로, 행운을 가져다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재밌는 건 유럽에서도 황새가 길조였다는 점이다. 19세기 안데르센 동화 덕분에 황새가 아기를 바구니에 담아 온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뾰족한 이와 화려한 갈기. 미간엔 산 모양 뿔이 솟았다. 포수는 수호를 상징하는 동물의 얼굴 모양 장식이다. 무덤 석문이나 궁궐 대문, 향로 같은 제기의 문고리에 붙여 악귀를 막았다. 문을 지키는 수호자였던 것. 보통 중국이나 신라의 포수는 무섭게 묘사된다. 이빨을 드러내고 사나운 표정으로 위협한다. 하지만 백제는 달랐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백제인의 믿음이 담겨 있다. 포수가 향로 뚜껑의 테두리를 야무지게 물고 있는 모습을 보라. 장난스럽기까지 하다. 백제의 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지킨다고 해서 꼭 무서울 필요는 없다.
꼬리가 긴 신수가 물결을 따라 헤엄친다. 장난치듯 여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다. 물에 사는 동물은 민화, 도자기, 장신구에서 자주 등장한다. 특히 2마리가 짝을 이룬 ‘쌍어’ 문양은 조선시대 공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다산, 화합, 부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고기는 알을 많이 낳아 풍요의 상징이 됐다. 불교에서는 목어처럼 잠들지 않고 정진하는 수행자,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 열반으로 나아가는 중생의 비유로 썼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뛰어오른다. 커다란 날개가 펄럭이고, 뒤통수엔 뿔이 솟아 있다. 날개 달린 신수다. 오래전 이야기 속엔 상상의 동물이 많았다. 천마(天馬: 하늘에서 옥황상제가 타고 다닌다는 말), 비익조(比翼鳥: 하나의 눈과 날개만을 지녀 한 쌍이 돼야만 서로 의지해 날 수 있다는 상상의 새), 삼족오(三足烏: 태양 속에 산다는 발이 셋인 까마귀), 날개 달린 사자와 호랑이까지. 이들의 역할은 명확했다. 하늘과 땅을 잇는 매개자이자 왕권과 승천을 상징하는 존재. 1500년 전 장인들은 날개 달린 환상의 존재를 주저 없이 빚어냈다. 그리고 그 존재들은 하늘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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