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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 Apr 20. 2024

오늘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늘 응원해 주시는 엄마와 항상 믿어주시는 아버지 아래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요. 사춘기가 오고 성장기가 온 성인이 되어서도 두 분의 영향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사고하면서 성장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자평하며 살았어요. 


불혹이 지나고 나니 조금 시선이 바뀝니다. 당당한 걸음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젊은 날이지만 지식과 지혜가 깊지 못했음을 깨달아요. 많은 경로의 선택지가 존재했음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앎이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좁은 시선으로 앞만 보고 달린 십여 년 전의 제가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산을 오를 때 밑에서 보면 정상에 다 온 것 같아. 이제 정상이다 하고 발길을 턱 내디디면 오르는 길이 탁 나오는 거야. 다시 발걸음을 내디디면 또 길이 나오고. 다 된 것 같아도 또 남은 게 있고 또 남은 게 있어. 인생이란."

<풍수전쟁> - 김진명 지음-  중에서


가끔 산에 오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이라는 곳을 목표로 하며 산에 들어가지요. 정상을 오르며 밟은 길은 산의 일부입니다. 극히 미세한 일부지요. 정상에 이르는 길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정상에 올랐다고 해도 계속해서 길을 이어간다면 셀 수 없이 많은 길이 앞에 펼쳐져 있어요. 


정상에 오르는 시간과 노력은 결코 능선을 타며 걷는 시간과 노력에 미치지 못합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은 산행의 한 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삶도 그러할 겁니다. 정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존재할리 없어요. 짧은 시간 최단코스로 정상에 오르는 이도 있지만, 정상에 오른 모든 이들이 반드시 삶의 경치를 즐겼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대, 30대의 제 자신이 조금 안타깝게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소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주인공이 되는 멋진 꿈을 그려 봅니다. 과거로 돌아가 젊은 날의 저를 만나고 싶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그렇게 마음을 다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하루를 오롯이 가지라고, 주변의 경치를 둘러보라고 말이에요. 지금 느끼고 있을 고통의 시간과 깊이를 덜어내주고 싶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훗날 50대가 저는 지금 보내고 있는 40대의 저를 어떤 심정으로 마주할까요? 


여러분의 오늘은 어떤가요?


사진출처 : pixabay by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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