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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 Nov 03. 2023

오늘 가을

5 day - 그러라 그래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후라 더 이상 꽃구경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니 지금이 가장 찬란한 때구나.

양희은 <그러라 그래> 중에서



청춘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축복 같은 시간이다. 안타깝게도 그 순간이 청춘이었음을 자각하지 못해서 문제겠지만. 어제의 젊음과 열정이 두고두고 아쉬운 이유다. 보내고 나서야 깨닫게 되어 더욱 아쉽다.


물리적 나이의 청춘은 아니지만 다행히 나에게는 오늘이 있다. 누구에게나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수십 년째 다시 돌아와 달라고 구애를 하고 있는 '어제'에게 더 이상 집착할 필요는 없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꽃이 지고 꽃이 피고.


청춘의 물리적 나이가 몇 살일까? 젊음의 기준은 언제일까? 꽃은 언제고 다시 핀다. 낙엽이 거름이 되어 또 다른 이파리를 돋게 한다. 꽃을 피울 땅과 물, 산소와 햇빛이 있다면 언제고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가을은 또 다른 의미로 아름답다.


근자에 가을 이 녀석이 좀 심통스럽게 느껴진다. 울긋불긋 원초적 색으로 온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아 버리고는 금세 심통이다. 조금 여유 있게 보여주면 좋겠는데, 그 색을 감추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데, 또 1년을 기다려야 할 텐데. 세상에 어떤 물감으로 저 하늘의 색을 담을 수 있을까.


발에 밟히는 마른 낙엽이 내는 바스락 소리에, 머리를 간지럽히며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낙엽을 굴린다. 가을 하늘 아래 오늘의 젊은 날이 참 찬란하구나.


present. 현재가(present) 선물(present)이다.

유독 큰 선물로 느껴지는 금요일. 오늘이라는 랜덤박스 안에 있는 있을 선물을 하나 꺼내봐야겠다.


TGIF.

Thank u God. It`s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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