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글들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저 몇 사람만이라도 함께 흔들려 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매일 자책으로 무너지고, 밤마다 끝을 상상하며 버티는 이들이 내 문장을 읽고 잠시라도 고개를 끄덕여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다. 이 글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읽는 이들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불편하다 말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고맙다고 말했다. 정반대의 반응처럼 보였지만, 그 뿌리는 같았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 안에 오래 눌러두었던 그림자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청년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행복지수는 늘 바닥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숫자가 아니라, 곧 얼굴이다. 강의실의 굳은 어깨, 면접장을 돌아서는 발걸음, 편의점 불빛 아래에서 고개 숙인 눈빛들. 개인의 문제라 치부되던 고통이 사실은 세대 전체가 공유하는 조건이라는 것을,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통해 확인한다.
부모 세대가 걸어온 길과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다르다. 그들은 “노력하면 오른다”는 언어로 살았지만, 우리는 “노력해도 제자리일 수 있다”는 평면 위를 걷는다. 이 어긋남이 대화를 가로막아 왔지만, 나는 기록을 통해 그 간극을 번역하려 했다. 개인의 상처를 꺼내어 사회의 맥락에 놓아두는 순간, 세대 사이에도 조금은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솔직함은 언제나 위험하다. 누군가를 찌르기도 하고, 동시에 누군가를 깨우기도 한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때 비로소 공감이 시작된다. 공감은 거창한 해답이 아니라,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작은 인정에서 비롯된다. 그 인정이 세대와 세대를, 독자와 저자를, 나와 당신을 이어 준다.
새벽은 언제나 돌아온다. 그 빛은 크지 않다. 그러나 긴 밤을 버틴 어깨를 비추기엔 충분하다. 이 책이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불빛 하나를 남겼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미 충분하다.
https://youtu.be/uSEeIwzr3o0?si=Ehj6q-ZDUgLrkOX0
Think I knew it right from the start
I got a two-sided light and dark
Kind of heart
I feel so unapologetic, so divine
Until the moment that the stars don’t align and I say
Oh my god
I’m so tired of this
One minute I’m a siren and the next I’m a fish
One minute I’m a hero and the next I’m a witch
So it goes
I can’t help that
Sometimes I feel
Like I’m a hot goblin
Little bit perfect
Little bit problem
Could be a dream
Or your worst nightmare
But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Oh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I could be the coolest person you know
Superstar, little diva in designer clothes
But you don’t know how I feel inside
It cancels out the confidence and I just try to hide sayin’
Oh my god
I’m so tired of this
One minute I’m a siren and the next I’m a fish
One minute I’m a hero and the next I’m a witch
So it goes
I can’t help that
Sometimes I feel
Like I’m a hot goblin
Little bit perfect
Little bit problem
Could be a dream
Or your worst nightmare
But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Oh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And when push comes to shove
It’s a strange disposition
That i’m learning to love
Got a range I can trust
And a strange intuition
To sing half a key up
Sometimes I feel
Like I’m a hot goblin
Little bit perfect
Little bit problem
Could be a dream
Or your worst nightmare
But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Oh I know who I am so I don’t care
(의역하였으므로 참고해주세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내 안엔 빛과 어둠, 두 얼굴을 가진 마음이 있다는 걸
사과할 필요도 없을 만큼, 신성한 기분이야
그러다 별들이 어긋나는 순간, 나도 흔들려 버려
오, 세상에
이젠 정말 지쳤어
어느 순간엔 요정 같은데, 바로 그다음엔 그저 물고기 같아
한순간엔 영웅인데, 다음 순간엔 마녀가 돼버려
이런 식이지, 어쩔 수 없는 거야
가끔은 내가
핫 고블린 같아
조금은 완벽하고
조금은 문제투성이야
누군가에겐 꿈일 수도
누군가에겐 악몽일 수도 있지
하지만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그래,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내가 네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멋진 사람일 수도 있어
슈퍼스타처럼, 명품 옷을 걸친 작은 디바 같기도 하지
하지만 내 안이 어떤지는 넌 몰라
자신감을 삼켜버리고, 난 그저 숨어버려, 그러면서 말해
오, 세상에
이젠 정말 지쳤어
어느 순간엔 요정 같은데, 바로 그다음엔 그저 물고기 같아
한순간엔 영웅인데, 다음 순간엔 마녀가 돼버려
이런 식이지, 어쩔 수 없는 거야
가끔은 내가
핫 고블린 같아
조금은 완벽하고
조금은 문제투성이야
누군가에겐 꿈일 수도
누군가에겐 악몽일 수도 있지
하지만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그래,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밀리고 당기다 보면
낯선 성격도 결국 사랑하게 되더라
믿을 수 있는 범위가 있고
낯선 직감이 있어
음 반 키 높여 노래 부를 수 있는 그런 감각 말야
가끔은 내가
핫 고블린 같아
조금은 완벽하고
조금은 문제투성이야
누군가에겐 꿈일 수도
누군가에겐 악몽일 수도 있지
하지만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그래, 난 내가 누군지 알아, 그래서 상관없어
나는 마지막 장을 닫으며 이 노래를 함께 건네고 싶었다. Em Beihold의 〈Hot Goblin〉이라는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묘하게 안심이 되었다. 노래는 말한다. 우리는 한순간 요정 같다가도, 금세 물고기처럼 초라해지고, 영웅 같다가도 이내 마녀가 된다. 조금은 완벽하고, 조금은 문제투성이인 존재. 누군가에게는 꿈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악몽일 수도 있는 그런 모순된 존재.
나는 그 가사 속에서 내 이야기를 보았다. 결핍과 허무로 흔들리며, 때로는 스스로를 괴물처럼 느끼고, 때로는 남들 앞에서 가장 뜨겁게 빛나기도 했다. 책 속에 적어온 모든 고백들이 결국 이 노래 한 구절로 모아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다. 늘 흔들리고, 때로는 자기모순에 빠지고, 이유 없이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가치하지 않다. 오히려 그 모순이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독자 여러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그런 존재다. 흔들려도 괜찮고, 불안해도 괜찮다. 우리는 핫 고블린이다. 조금은 완벽하고, 조금은 문제투성이지만, 결국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도 충분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