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요즘 도배하고 있는 '퇴근 후 백만 원 버는 비법'을 저는 생계 수단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왜 그렇게 SNS에서 '비법'을 가르쳐 준다는 계정들이 넘쳐나는 걸까요? 그것도 대부분 선의에서 한다고 하면서 결국에는 수익을 위해서 하는 거겠지, 자원봉사로 하겠어요? 하지만 분명 얻는 것들은 있어요. 적정한 선까지만 알아서 자료를 받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데 너무 많아!
싱귤러한 브랜드를 키우면서 생활비를 벌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위탁판매이지만 진짜 생활비만 나와서 취업문을 두드렸습니다. 정직원이 아닌 단기 계약직이나 산휴대체직으로 우선 알아보고 이력서를 냈어요. 대뜸 연락이 왔습니다. 성남에 있는 곳이라 늘 집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던 저에게는 도전이었죠. 면접을 보러 가는 것에도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약속을 한 것이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계약직이니 매출이나 성과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재택근무라고 하니 저에게는 좋은 조건이라 생각했죠. 그러나 너무 솔직하게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있고 병행해도 되겠냐, 급여는 사업자로 받아도 되겠냐며 아물 딱지게 딜을 하려고 들었죠. 산휴대체는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러니 사업자로 급여를 나갈 수는 없죠. 거기에 제가 받았던 연봉까지 다 말했습니다. 조금 줄였어도 되는데. 결국 면접비 받고 집으로 온 후 몇 시간 뒤에 탈락 문자를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두 갈래 길의 기로에 놓여 있는 기분입니다. 늘 그랬던 것 같지만, 나 혼자 갈 것인지, 혹은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할 것인지. 내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 저는 죽을 때까지 1인기업으로 운영을 할 것이고, 매출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고, 회사에 들어가면 지난 7년간 해 왔던 것과 다를 바 없이 유야무야 있는 듯 없는 듯 물건 하나 팔고 좋아라 할 것입니다. 어떤 게 저에게 좋은 길인지 모르겠습니다.
직원을 두지 않으려는 이유는 제가 수많은 직원들을 남의 회사에서 일하면서 접해 봤지만, 진정 일하는 자를 너무 드물게 봤기 때문에 함부로 고용을 하기 두려운 이유가 가장 큽니다. 그리고 제가 월급을 줄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아직은 안되기 때문이에요. 남의 인생을 힘들게 할 권리가 저에게는 없습니다.
그러다가 지난주에 링크드인을 통해서 이태리 명품 브랜드의 미국지사에 근무하는 리쿠루터에게 쪽지를 받았습니다. 3개월 동안 한국마켓의 디지털마케팅 담당해 줄 파트너를 찾는다는 내용이었죠. 그럴싸했습니다. 이태리가 본사인데 왜 미국에서 연락이 온거지? 게다가 보통 Job description을 보내달라고 하면 메일로 쫙~ 보내줍니다. 그런데 job description을 보내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말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맡아서 해 줄 수 있냐는 요구와 한 달 12,000불을 주겠다는 내용만 얘기합니다. 한국의 구인공고와는 다르게 미국의 구인공고는 업무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서 살짝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의 프로필을 보니 그 해당 브랜드에 근무하는 것으로 표시가 되어 있어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주었죠. 답메일로 저에게 링크가 걸린 zip 파일을 하나 받는데 파일이 아이콘은 pdf파일이지만, 파일 속성은 scr파일입니다. 2015년부터 꾸준하게 유행하는 랜섬웨어가 포함된 스캠메일이죠. 으어억~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메일 주소를 구글로 검색하니 안 나오더라고요. 그런 글로벌 브랜드의 job site는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메일 주소는 현재 판매 중이었죠. 뜨어 억 했습니다. 그래도 몰라서 링크드인을 통해서 그 해당 브랜드의 한국지사 HR에 연락을 했죠. 한국지사에서 디지털마케터 포지션이 오픈되어 있지 않답니다. 메일, 쪽지 모두를 스크린샷을 해서 담당자에게 보내줬고, 그런 동안에도 처음 내게 접근했던 사람이 저에게 쪽지를 보내오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척 대답하고 왜 해당 브랜드 Job site에 한국 디지털마케팅포지션에 대한 포스팅이 없는지를 물어봤으나 대답은 없는 상황이에요. 언제 대답받을까요~? ㅎㅎㅎ 아마도 대답 못 할 거예요.
어찌 되었던 scam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찜찜합니다.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억지로 파일을 오픈했거든요. 그것보다 그래도 3개월 동안은 돈 좀 벌겠다, 명품 브랜드에서 일 좀 해 보겠네 했던 기대가 깡그리 뭉개지는 기분은 그리 좋지는 않네요. 문자로 구인하는 스캠은 봤는데, 이렇게 링크드인 쪽지로 스캠을 당할 줄은 진심 몰랐습니다.
한 번은 whatsapp으로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구인을 하고 있다며 전화통화가 가능하냐는 문자였죠. 국가번호를 보니 말레이시아였습니다. 뜬금없는 문자와 국가번호에 캡처를 하는 것을 깜빡하고 그냥 차단하고 지워버렸습니다. 캡처를 하는 이유는 제 블로그에도 늘 올려두지만 많은 분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스캠이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의미로 늘 받으면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올려요. 그 포스팅에는 본인도 당했다거나, 연락하기 전에 검색해서 사기라는 것을 알아서 다행이라거나 하는 댓글을 보면 좋은 일했다 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 참고로 사진 캡처 올릴게요. 유사한 메일을 받으시면 사기로 신고하세요.
대부분 이런 메일은 면접을 통과한 후에 받는데, 면접 없이 바로 받는 것도 이상하고... 뭔가 많이 수상해! 하지만 사기가 아니었으면 하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