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ngular Han 싱귤러한 May 27. 2024

직장 다니는 대표, 때려칩니다.

다시 준비해서 올게요. 이걸로 직장 다니는 대표 연재를 마칩니다. 

처음에 제목을 만들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때려칩니다'를 넣어야겠다고 결정했어요. '뭘 때려치우는 걸까'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대표를 한다는 걸까? 대표를 때려친다는 걸까? 사실 저에게도 물음표로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한국 귀국 후 7년을 직장을 다니며 계속 이어 오던 브랜드고 소소하게 운영하던 터라 과연 주 수입이 없이 이 브랜드로 기존 수입을 채우며 버틸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저로서도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죠. 


라이프사이클이 긴 리빙브랜드, 쉽지 않죠.

리빙브랜드는 패션이나 음식과는 달리 라이프사이클이 몇 년을 주기로 할 정도로 길죠. 집에 쿠션이 없는 집도 많고, 쿠션이 있다고 해도 교체할 이유가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라이프사이클이 긴 제품들은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판매촉진을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죠. 그래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에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나름의 디지털마케팅을 해 왔습니다. 


마케팅 경력 15년 차인 제 관점에서 브랜드를 키운다는 것은, 세 가지 중 한 가지만 가져도 성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디자인 혹은 제품 기능적 성능, 잘 만들어진 브랜드 이미지, 혹은 돈이 많아 광고를 원 없이 돌릴 수 있거나. 

5월 4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검색량이 얼마나 되는지 보다가 발견했네요

디자인이나 성능이 좋으면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건 당연하겠죠? 디자인이 이쁜 것 혹은 성능이 좋은 것에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이게 되고 자연히 오가닉 바이럴이 될 거예요. 거기에 좀 더 홍보력과 마케팅이 더해지면 브랜드가 크는 건 문제가 없겠죠. 


제품 디자인력이 조금 약하더라도, 브랜드의 스토리가 좋다거나, 브랜드가 어느 유명한 사람이 만들었다거나, 이목을 끌만한 사연이 있다거나, 만든 사람이 이슈가 된다거나, 만든 사람이 SNS에서 소통을 잘하거나 하면 그것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브랜드를 키울 수 있어요. 여기서 가장 많이 하는 마케팅이 콜라보이겠죠.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돈이 많아서 광고 엄청 뿌리고 팝업도 열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되면 브랜드는 단시간에 클 수는 있을 겁니다.


소통하는 브랜드

그중에서 저는 두 번째 길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릴 때 받은 영감을 그림이야기로 풀어서 글을 써 나갔고, 그림 영상을 찍어 올리면서,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마케팅 툴을 이용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려 노력했어요. 스튜디오 예약해서 이쁘게 촬영도 하고, 주문 고객분들에게 일일이 손 편지 써서 보내드리고, 블로그를 이용하여 풍수인테리어 팁도 전달하면서 열심히 열심히 했죠. 


마케터로서 회사를 다닐 때, 저는 비주얼을 엄청 강조했었어요. 비주얼이 이뻐야 소구의 80%는 완성된 것이라면서. 그리고 돈을 안 쓰는 회사에 손가락질을 해 댔죠. 사실 비주얼만 교체해도 매출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브랜드는 S22폰으로 찍어대고 있습니다. 리빙브랜드는 일단 공간의 인테리어가 이뻐야 하다 보니 공간이 이쁜 스튜디오를 대여하고 줄기차게 찍어댔죠. SNS에서 인테리어를 이쁘게 하는 분들의 공간처럼 이쁘게 꾸며서 이쁜 사진을 담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려다가 뱁새의 가랑이 찢어지듯 할 것 같아서 소신껏 감성 있게 찍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왜 안될까요?
5월 4일에 자사몰 유입은 평소보다 적은 걸 보니 브랜드 검색만 하고 자사몰로의 유입은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쉽당.. 

결론적으로, 고객들에게 충분하게 이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를 해야 하는 이유를 주지 못한 것 같아요. 단가가 저렴한 상품들은 천지 빼 깔이고, 우리 제품을 굳이 굳이 사야 하는 이유도 설명 못하고, 그렇다고 내가 대단한 이름난 화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림이 확~ 좋아! 하는 대중성이 있는 그림도 아니다 보니 일은 일대로 하고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남들 다 하는 체험단 같은 것을 안 해서 그럴까요? 글쎄요. 체험단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체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면 저는 유명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 효과는 미비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이름 없는 브랜드일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죠. 체험단을 할 거면 만뷰 블로거가 아닌 마케팅 비용이 어느 정도 집행이 되더라도 유명한 사람과의 콜라보나 협찬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에요. 이건 상품의 카테고리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소비재의 경우는 다르게 접근해야겠죠. 


어설프게 체험단을 진행하는 것보다 광고집행을 하는 게 나을 거예요. 상세페이지를 브랜드 컨셉에 맞게 수정하고 난 후에 광고를 돌릴 예정입니다. 


브랜드컨셉, 풍수인테리어 컬러리스트 작가의 작품

칼라의 매력에 푹 빠져 2011년 국가공인 자격증 칼라리스트 기사를 취득한 저는 풍수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해바라기를 그리면서 브랜드 컨셉을 풍수인테리어와 칼라테라피의 접목으로 잡았죠. 2020년, 싱귤러한 블로그를 오픈해 그에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 글을 써 왔죠. 그러다 중단되었어요. 당시에 제작주문 업체와의 원활하지 못한 생산 문제에서 좌절과 동시에 직장 일이 바빠져서 블로그를 중단했었습니다. 


이제 싱귤러한 블로그도 다시 살리고, 상세페이지도 다시 만들고, 싱귤러한 카카오채널에도 관련 자료들을 꾸준히 올리고, 상품개발도 하고, 광고도 돌리면서 다시 세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기존에 이어왔던 브랜드컨셉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절대 브랜드의 큰 줄기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일관성이 있고 기존의 고객들에게도 충격(?)을 주지 않으니까요. 


어떤 검색어로 들어왔는지 보고 싶은데, 알 수가 없네요. 


연재를 마치며

직장을 그만둔 후 6개월 동안 오롯이 1인기업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정부기관의 지원사업에도 도전하고, 편집브랜드도 런칭하면서 좌절도 하고, 조금씩 조금씩 나름의 발전도 해 나가는 이야기들을 브런치를 통해 짧지만 소통해 왔습니다 (소통이 맞을까요? 나만 떠들었던듯 ^^). 


마지막 몇 주는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요령이 생기며 조금은 나태해지고, 번아웃 초기 증상을 겪게 되기도 했습니다. 제법 편집브랜드 혜싱라에서 매출이 오르니 나태해지더라고요. 직장다녔을 때의 통장의 숫자 불어나기는 전혀 발생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무릇 사업이라고 함은 통장의 숫자와 개인의 자유는 반비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가슴에 훅 박히며 정신 차리고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들에게 지금까지 저의 연재를 읽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2017년도부터 꾸준히 써 왔던 싱귤러한 그림이야기는 계속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그럼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세요! 




이전 10화 결국, 취업의 문을 여는 건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