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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PEOPLE May 15. 2018

원없이 추억속으로

다시 제자리, 삶은 늘 이곳에서 시작되는듯 하다.

5/14(Mon) pm5:37
다시 제자리, 삶은 늘 이곳에서 시작되는듯 하다. 내일은 방청소를 좀 더 해야할까 싶다. 정리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견뎌내고 쟁취하고 흔들리는 욕망보다 모든 것들이 늘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나의 감정이 투명한 것이 었으면 좋겠다. 무엇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모든게 그렇게 불편하다. 일렁이는 의문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다 쏟아붙는다. 어쩌다 이런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본성이라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이렇게 살아가야 할 사람은 어떤 방법이 없다. 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탓으로 돌리고 마는 문제에 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신경쓰이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날 두렵게 한다. 나는 앞으로도 나중에도 그냥 이렇게 저렇게 살겠다.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 더는 어려움의 감정을 얻고 싶지 않다. 그럴만한 일들조차 만들고 싶지 않다. 잠깐을 견디고 나면 모든것은 제자리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로 되돌아간다. 무엇에게든 사랑받을 자신 같은건 언제나 늘 없었다. 모든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속에서 더는 상처를 받고 싶지 않고, 더는 무엇을 믿고 싶지 않다. 의지가 없는 것들 사이에서 의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견뎌내는 것이 어려운 인간이 되었다. 나만 빼고 다들 쉽게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겠지. 되는 것은 언제나 자연스런 모양새로 예상치 못하던 순간에 흐르게 된다. 힘을 느슨히 빼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의도와 계획보다 먼저 내가 그것에 이끌리고 만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모양새로 살게 될것인가 말이다. 내편이 있다면 좋을테지만 지금은 내가 누군가의 편이 되지 못할정도로 나약하다는 것에 승복해야 할 때인것 같다. 시간은 정말이지 늘 상 잘간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사진을 정리하고, 더 열심히 작업물을 남겨야겠다. 지나온 나의 결과물들의 매무새를 가다듬어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도 내게 그것이 필요하다. 더 큰 사람이 되고 싶다. 엄청난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길이길이 업적을 남기고 싶어 죽겠다, 제기랄.

외로운 일이다. 모든 것이 그렇게 무너지고 나는 또 다시 다치고 말겠지, 우습지만 그렇다. 계속 그것이 반복될 것이다. 그렇게 평균을 찾아가겠지. 내게는 마땅히 있어야 할 일들이다. 외로움과 고독, 모든것들이 말이다. 모든것들의 종결이 이제 더는 두려워서 못하겠다. 그것이 두려워서 더는 연결되는 것을 못하겠다. 이럴땐 고독에 관련된 책이라도 읽어야 하나, 이렇게 나의 에너지는 그 자체로 이 곳에 머물게 되겠지. 장담한다. 우리는 이런저런 핑계와 상황들로 더는 마주할 곳 없는 어딘가로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붙잡지 않고 붙잡히지 않는다. 살아오면서 떠도는 순간들은 한두번이 아니다. 이제는 떠도는게 익숙해서 더욱더 문을 닫고 기여코 떠돌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왜 내가 아프지 않을거라 생각하는가. 나는 이리도 혼자고, 곁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모든 기억들은 사라지고, 더욱 커다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지 않는 마음을 얻어냈다. 고요하고 적막하다. 다시 쓸쓸해졌다. 아무도 나를 모른다. 내가 어떤것을 견디고 이곳으로 흐르게 되었는지. 만나게 되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 사연이 있다. 다들 이야기를 담고 살아간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당신도 문을 닫고 어딘가로 숨어버리겠지. 하지만 사실 이것은 나의 오만이다. 망상에 사로잡히고 마는 나 스스로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무엇안에서도 나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늘 처음부터 없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치 않아도.. 들어가보지 않은 그 길은 멀고도 험하다. 나를 마주한다. 매순간 나를 대면하는 것의 반복이다. 들여다봐주지 않는 나는 이렇게 숨을 거두고 다시 또 다른 사람이 된 듯 더욱 단단해져서 살아가게 된다. 나는 그저 나로서 생을 영위한다. 나를 흔드는 그대는 누구인가. 그대에게도 삶이 주어져 있다. 우리는 그렇게 맞물려 보석같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정도를 지키며 다시 그렇게 꿈속을 거닐것이다. 내것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고 싶다. 급기야 다시 피곤해진다. 편안함을 경험해야 할 때인것 같다. 너무 오랜시간 불온전한 시간을 보냈다. 지치고 피곤하지만 억울하진 않다. 혼자 견뎌야 한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스럽다. 혼자 남은 아픔과 슬픔이 아니라 그저 나를 견뎌야하는 일들이 남은것이다. 변하지 않을 나, 변한다해도 나일 나를 말이다. 이렇게 쓸쓸한 오늘을 보내겠네. 모두다 힘겨운 날들을 흘려보내고 말겠네. 배고프다. 제기랄.

어젯밤엔 책을 한권 읽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 혼자 외딴 곳으로 들어가 혼자서의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소설들의 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추상적이고 감성적이다. 그런 것은 종종 낯뜨겁다는 느낌을 주곤 하는데 사실 내 일기가 온통 그렇다. 고등학교 때부터 썼던 일기들이 10권은 족히 넘게.. 저런식으로 어디 누가 알아듣지도 못할 추상적인 감정들이 쉬지 않고 열렬하게 나열되어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내려가는 글씨들에 나도 간혹 놀라곤 한다. 스스로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한걸까 싶을 때도 있고.. 사실 예전에 일기장을 한번 도둑맞은 적이 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일기를 쓰면서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게 됐다. 내용은 거의 암호화 수준으로.. 쓴다는 행위로의 위안이었고, 알아보지도 못할 문체들의 결과물이었다. 무엇이 내게 남았나. 그저 쓰는동안 편안했던것 같다. 외장하드 사건이후 정말로 시간이 날때마다 정리란걸 하고 있다. 그 정리도 역시 나만 알아먹겠금 말이다. 사실 별 특별한건 없고, 가장 오래된 사진에서 최근 순으로 하나씩 살피고 있다. 최대한 부끄러워하지 않고, 왜곡시키지 않고.

자료가 방대하니 이 작업이 끝나갈 때쯤, 분명 나에게 무언가를 남기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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