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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PEOPLE Apr 02. 2018

4월 1일

알렉산더 테크닉 촬영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없음을 토로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할 일이 산더미인데도 이렇게 나는 떠들어보려 한다. 아우 정신사나워. 이 씨앗같은 작은 어떤 변화들이 계절탓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일들의 개연성 역시 아직 잘 모르겠다.

1. 꽃집일
일단 나는 오늘 밤, 내일 오전까지. 꽃집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학교 졸업하고 회사 들어간 후에 어디 올렸던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와서 시작된 이 일은 횟수로 따지면.. 10년차다. (헐, 지금 손가락으로 숫자세어보다 나도 깜짝 놀람.) 대치동에 있는 꽃집에서 꽃사진들을 찍어서 보내주면 간단한 색보정과 상품페이지를 디자인하는 일인데 그리 어려운건 아니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됐네.. 그 곳의 원장님은 내가 홍대 서교동 어떤 구석에 요가원을 차리고 심지어 원장이라는 걸 알고나 있을까, 나도 내가 이 일을 이렇게나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몇번 오프라인샵으로 가서 사진촬영을 좀 도와주기도 했었는데 다른일들로 바빠서 이젠 그렇게 하진 않는다. 아무튼 꽃집은 크리스마스, 2월 발렌타인데이나 졸업시즌, 5월 어버이날, 스승의 날등 가족행사가 많은 달이 성수기다. 이 일을 그렇게 신중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의도치 않게 나는 참 많은 꽃 사진들을 보며 살고 있다. 

2. 알렉산더 테크닉 촬영/보정
목요일날 연락이 왔다. 찾아보니 3년전 촬영이었다. 당시 브루스 펠트만 선생님이 워크샵에서 촬영을 원하신다고 해서 소개를 받고 갔었는데 거의 일주일 정도의 워크샵으로 기억한다. 일주일 내내 이동네 저동네 따라다니며 알렉산더 테크닉에 관련 된 사진을 찍었다. 자기 모습보다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미지를 담아달라고 했던 당부들.. 잊고 있었던 3년전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오늘 사진을 찍으며 느꼈는데 나 사진을 찍을 때 꽤나 긴장상태다. 뭔가 이런 경우 맡은 일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어떻게든 쉬지 않고 많은 이미지를 남기려고 하는게 이유인 것 같다. 끊임없이 셔터를 눌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오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타이트한 스케쥴이었다. 한시반까지 이태원에서 촬영마치고 서울숲에서 두시부터 워크샵이었으니까. 

3. 아쉬탕가 빈야사 워크샵
2주차다. 문식선생님께 가서 수련을 시작한지도 이제 한달이 좀 지나가고 있다. 수련하는 건 재밌는 편이다. 워크샵도 재밌다. 예전보다 안되던게 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것 같다, 하지만 초반에 너무 무리해서 그런지 왼쪽 어깨가 좀 아프다. 제일 아팠을 때에 비하면 지금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에너지를 마구 쓸수 있는 느낌의 회복은 아니다. 그리고 허리도 조금 아프고! 처음 온 지 몇주 안되서 백밴딩에 무리가 없는 걸 보고 스스로 재능이 있는 줄 알았더니 그 다음부터 바로 아프다. 왼쪽 어깨 때문에 팔 힘도 잘 안들어가니 역시 몸의 어떤 통증들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적당히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워크샵!! 사실 이 워크샵은 재등록인데, 듣고 있다보면 예전에 들었던 기억들이 다시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기억이란 참 신기한것 같다. 평소엔 어디 서랍 속 깊은 곳에라도 들어가 있는 것 처럼 티도 안나게 나몰라라 살아가다가 어떤 연결고리가 생기면 이리도 생생히 꺼내어질까.. 싶었다. 올 해의 계획엔 수련에 큰 포부를 갖고 주 3회 1년권과 워크샵으로 시작하였는데 이래저래 일이 많다보면 금방 또 시간을 놓치기 일수다. 이번주 수련 계획은 4번!! 그리고 무리해서 동작들을 하지 않는 대신 2주차, 오늘 배운 빈야사 카운트와 점프하는 것들을 좀 더 신경쓰고 싶다.

4. 목요일 촬영
요즘 따로 계획 하고 있는 외부 일정. 아웃도어 요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텐바이텐이나 29cm에 판매하는 형식의.. 뭐 그런 일들의 의뢰로 준비중이긴 한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 타겟층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어서 테스트 삼아 준비를 좀 열심히 해볼까 한다. 어쨌든 기획의 일부로 홍보촬영 일정이 잡혔는데 사실 맨날 찍기만 하고 찍혀본적은 별로 없어서 너무 불편할 것을 예상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일부러 주변 사람들과 흥청망청의 외식들을 거절하고 있는데, 어제는 식사대신 빵집 갔다고.. 아가리 다이어터라고.. 이럴거면 차라리 밥을 먹으라고 욕만 겁나 쳐먹고..ㅠㅜ 오늘도 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간식만 틈틈히 엄청 먹은 것 같다. 역시 과도하게 무언가 참는다거나 하는일을 못하는 것 같다.. '뭐 이렇게 까지 하며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할 때면 어느새 뭔가 계획은 산으로 가고.. 포기도 빠름. 암튼 이게 이번주의 큰 행사다.

5. 4월 시간표
드디어 내일부터다, 저녁수업이 통일 되었고, 월수금은 80분, 그리고 화목은 보람이가 수업을 하게 됐다. 오전수업들이 자리잡혀 가면서 내가 오전 오후를 다 뛰다가 제 명에 못살지도 몰라 내리게 된 결정. 빨리 오전에도 사람이 많아지면 강사를.. 열심히 해야겠다, 뭐든.

이런거 말고도 잡다한 업무, 감정소모, 쇼핑 등 신경쓸 일이 한두개가 아니지만.
바쁜게 좋은거겠죠, 하며 이번주 또 버텨볼란다. 가장 큰 변화라면 활자를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
멍청해질까봐 걱정이다. 아 달리기도 해야하는데, 아가리러너라고 욕 먹는 중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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