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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PEOPLE Apr 11. 2018

Pratyahara_프라티야하라

감각의 제어

아쉬탕가 요가의 다섯 번째 길.
유혹하는 외부 세계를 떠나 내면으로 주의를 향하지 못한다면,
깨달음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계속 감각적인 경험에만 빠져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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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의 목적은 마음과 영혼이 끝없는 경험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궁극의 자유를 얻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마음이 한 점에 주위를 집중한 채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을 때에만 마음은 더 깊은 실재의 수준들을 알아차릴 수 있다. 드리시티는 마음이 한곳에 집중하면서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도록 훈련하는 수련법이다. <마하바라타>에서도 "감감의 집중이 가장 높은 형태의 타파스(수행)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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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를 집중하는 수련을 하면, 마음이 대상이나 사람, 생각에 집착하지 못하고, 신성에 계속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신체적인 아사나를 수련하는 동안, 어려운 자세들을 완벽히 취하는 것보다 더 우선하며 중요한 것은 고요하고 맑은 마음이다. 우리는 집중의 대상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마음이 훈련되어 확고하고 강해지면 더욱 평화로워지고 고요해진다.

궁극적인 실체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각의 힘이 일깨워지고 실재와 환상을, 덛없는 것들과 영원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아쉬탕가 요가의 힘>_Kino MacGreg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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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강사의 일도 어느덧 8년차로 접어들고 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맹목적으로 아사나 수련에 집착했고, 그로 인해 몸이 더욱 힘들어졌던 적도 있었다. 그제서야 '힘을 뺀다'라는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쳇바퀴가 잘 돌아가기 위해선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쓸 땐 쓰고, 채울 땐 채우고, 쉴땐 쉬고. 그래야만 쳇바퀴에 속력이 붙는다. 무작정 달려오던 것을 서서히 멈추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번 더 되짚어보는 것, 내가 지금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감각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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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깨닫는 순간, 예전보다 조금 한량이 됐다. 그렇게 무모하게 거침없이 뛰던 중에는 아주 작게 마음에 들지 않는 일에 있어서도 늘 짜증과 눈물이 났고, 이렇게까지 하는 내 노력에 못 미치는 결과라며 쉽게 분노하기도 했었다. 옆 사람보다 빨리 달리려다가 더 빨리 넘어지는 격이었다. 내일이 없을 것 처럼 쏟아내던 에너지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투자나 계획이라기보다 현재에 존재하자는 마음으로 집중해야 할 것들을 분명히 한다, 감각을 일깨우다보면 그 집중의 대상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의 의식에 머물다가는 다시 감각을 덮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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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수련.
시작하고서 부터는 늘 통증이 동반되는 나날이다. 수련이 나에게 주는 해악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사실은 무수히 많은 쳇바퀴를 돌며 깨달은 부분이 있다. 수련후에 오는 통증은 나의 감각의 예민함을 길러준다. 부딛혀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의 기회를 제공한다. 내가 좀 더 현존할 수 있도록 육체를 사용하며 의식을 현재에 머물게 한다. 당신이 늘 등을 구부정하게, 손목이 이상한 모양으로 꺾인지도 모른 채 사용하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요가수련이다. 수련은 나의 취약한 부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기회를 통해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의식이 변화되는 순간 바꿀 수 있다.
어느 날은 매트 위에 서기 전에 의식이 요동을 친다. 집중의 대상도 없이 상상속으로 과거의 통증들을 끄집어내며 현재를 피할 궁리를 꾀한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을 딛고 일어서는 날의 감각은 상상과는 늘 다르다. 무엇에서 풀어져야 하고, 무엇에서 단호해져야 하는 지를 아는 것은, 그 만큼의 감각의 예민함과 민첩함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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