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보내는 메시지
거의 두 시가 다 되어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대뜸 아내가 물었다.
"자기 복직했으니까 6개월이 지나면, 나도 좀 쉬어도 돼?"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내가 동의하고 말고를 떠나 아내가 그렇게 결정하면 따라야 할 것 같았다.
아내는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일단 해 보는 상상이 기분 좋았는지, 아니면 내 동의가 만족스러웠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 또 쉬겠어? 쉬고 싶을 때 쉬어야지.'
어쩌면 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는 세상, '일을 그만두고 쉬는 것'이 꼭 해 보고 싶은 일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단, 굶어 죽지 않는다면 말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일을 하고 있을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여보야,
많이 고민되니?
때로는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
나는 당신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행복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
충분히 즐겁게 살기엔 어쩌면 짧은 인생이 아닐까.
그렇게 살고 싶고, 살 수 있다고 생각될 때 한 번쯤 시도해 보자.
내가 당신에게 성공한 삶을 안겨줄 수는 없지만, 그에 도달하도록 꾸준히 도울 게.
언제든 자기 판단과 확신이 서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보자.
그 길에 무엇이 있을까, 끝내 가 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니까.
사랑한다! 우리 (이름)아.
이렇게 문자를 보내니, 마치 아내에게 모든 걸 준 것처럼 내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
아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기어코 그 행복이 내 행복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