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배우면서 드는 생각들
언어는 모두 비슷하다. 다만 처음일 때 낯설 뿐 그 후는 모든 과정이 다 비슷할 것이다. 요즘 일본어 공부에 빠져 있다. 남편과 북해도 철도 여행을 계획 중인데 모든 과정을 직접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일본어 공부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우선 음악과 드라마, 뉴스를 모두 일본어로 듣는 환경을 만들었다. 운전을 할 때도 단어 재생을 통해 듣고 말하고 연습하면서 가는 정도로 온통 일본어로 내 일상을 덮어 버렸다.
나는 유학을 간 적이 없으니 이곳에서 일본어를 마스터해야 한다면 이곳을 이국의 땅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모든 환경을 몰입할 수 있도록 바꾸고 일 년을 정말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그래서 요즘 나의 식탁과 책상에는 일본어 책만 굴러 다니고 모든 단어를 일본어로 변환하느라 정신이 없다. 단어가 마구 섞여 엉망진창인 일상이다.
다만 성과가 있다면 나의 학생들이 바로 이런 상황이겠다 하는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 좋다. 그런 점에서 나의 교수법이 출발하고 있고 유튜브와 여러 강의 자료에 그것을 녹여내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어는 우리보다 더 앞선 국제화를 시도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일본어 학습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 이를 보면서 응용하기도 배우기도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민족이다. 마치 전 세계 사람의 일본어 사용이 목표 같아 보인다. 덕분에 나는 그 양질의 자료를 토대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한국어와 조금 다르다면 동사의 활용이나 발음의 규칙과 악센트 같은 것들로 익혀야 할 것이 많아 자료 또한 많다는 것이다. 학원을 다니면서 전 연령대와의 교류를 하고 있는데 반에 있는 중학생이 나의 자극제이다.
그 학생은 자신의 일본어가 서툴다고 여기겠지만 내가 지켜본 그 학생은 놀라운 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 학생은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주저함이 없다. 이는 외국어를 하는 데에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로 어른을 어려워하지 않고 동지처럼 대하는 자세도 매우 좋다. 그래서 요즘 학원가는 길이 즐겁다.
지나고 보니 젊은 시절 영어와 독어, 일본어를 배우던 시절 참 미련하게 공부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교수자의 입장이 되니 보이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뻔한 방법으로 공부한 게 조금 후회되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시작한 외국어 공부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몰입 교육, 스스로 잦은 노출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틀려도 뱉는 연습도 같이 하고 있다.
어제는 어느 대학생이 소개해준 팟캐스트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이해하는 내용도 있고 이해가 안 되는 내용도 있어서 집중했다 말았다 하긴 했지만 진짜 일본어 홍수 속에 살고 있기는 하다. 또 하나 넷플릭스의 '사자의 은신처'라는 묘한 제목의 드라마를 우연히 밤 열 시에 보기 시작했다가 새벽 3시까지 내리 보게 되었다. 나오는 아이도 귀엽고 항상 일본 영화에서 등장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였다.
애니메이션을 보면 좀 헐 하는 느낌이 드는 일본 콘텐츠는 또 이런 작품을 보면 너무 따뜻하다. 알 수가 없는 일본인 것 같다. 일본 콘텐츠에서 보이는 가족은 조립식 가족의 형태이지만 진짜 가족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 의미는 우리나라의 혈연, 지연과 상당히 괴리가 느껴지지만 나는 일본의 이러한 쿨함이 마음에 든다. 덕분에 이 드라마의 주제곡을 주말 내내 듣고 있었다.
또한, 나는 나쓰메소세키의 고고로를 좋아한다. 그 안에 있는 그대로의 대화가 상대에게 있는 그대로 전해지는 것은 나의 주변인들에게도 바라는 바이다. 상대가 나와 다르면 틀리다는 사고가 조금 힘들다. 그냥 듣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텐데. 그래서 나도 그렇구나의 사고를 가지려 노력 중이다. 그 책을 처음 읽고 나는 너무 놀랐고 인간의 불안을 이렇게 잘 묘사할 줄 아는 작가가 있었구나 했다. 대단한 작가이다.
그리고 요즘 유튜브 자료를 좀 더 다양하게 시각화하고 있다. 일본어 단어와 변형의 콘텐츠를 보니 뭐가 부족하고 뭐를 더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번 학기의 끝나고 쉬는 동안 이를 실현해 보고자 한다. 어떻게 할지 더 고민하다가 전체 콘텐츠의 갈래를 나눠서 진행해 보려고 한다. 후에 학교 출강이 적어지면 나는 주로 일본어 공부와 유튜브 제작에 올인할 것 같다.
요즘 6시간의 연강이 힘들어졌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조금 피곤해서 이런 나의 몸 상태를 받아들이고 있다. 무리하면 안 되는 것 같아 슬슬 나의 미래애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있다. 그리고 이 길에서 잦은 면접과 이력서 제출에 좀 지친 것도 같아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를 한번 다시 세팅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이 늦었고 또한, 계속 오는 브런치의 메시지에 신경이 쓰였다. 왠지 빚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글은 근육 같아 매일 써야 한다고 했던가? 뭐 그 비슷한 이야기인데 왠지 좀 찔리기도 하고 근황을 조금은 알리고 싶어서 잠깐의 짬을 내어 글을 남겨본다. 아마 다음 글은 방학 중이 될 것 같다. 문법 리스트를 다시 확인하고 올릴 콘텐츠를 재정비하여 다시 3개월분의 콘텐츠를 제작하여 업로드를 예약할 생각이다. 남은 기간 동안 일본어 학원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독학으로 공부하려고 한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이번에는 일본어 실력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