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리고 또 방학,

마침과 다시 시작

by 모리샘

한동안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또 방학이다. 아직 학부 방학은 남았지만 일단 어학당 방학이라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다. 요즘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다 보니 더 정신이 없다. 일본어로 생각나는 단어가 영어로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역시 ,, 두 개의 공부를 하면 나처럼 그런 이들이 많다는 결과를 보고 다행이다. 그랬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좋은 점은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어 조금씩 의문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점과 또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외우고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된 점이다. 어학 공부가 제일 어렵다고는 하지만 어찌 보면 제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어학이 아닌가 싶다.


일본어 카페에도 가입하면서 젊은 친구들의 학습법도 자주 보게 되는데 참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는 생각과 예전의 일관된 공부 방법이 후회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지금 나는 요즘 친구들에게 배운 여러 가지 학습법 등을 시도해 보고 있는데 나름 재미있고 효과도 좋다.


가끔 일본어 유학생을 통해 수업을 받는데 그 친구에게 받는 질문을 내가 답하는 것을 보고 나는 세상에 교재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게 아닌 드라마나 팟캐스트, 유튜브에서 주어 들은 것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예전의 나는 어학이나 공부는 엉덩이를 붙이는 것이 우선이고 교재 그 외의 것에는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내가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각 콘텐츠에서 얻는 것들이 달라 꽤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진짜 공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시작되는 호기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나의 스승들은 나를 답답해했을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다시 깨닫는다.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어떤 가치관이나 습관이나 방식을 고집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시도할 기회를 잃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어린 시절 그러한 것들을 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많다.


일드를 보다가 요즘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학습하는데 이건 딕션도 좋고 문장도 짧아 연습하기는 좋은데 반말체라 정중체를 사용해야 하는 나에게는 조금 문제가 된다. 그래서 다시 일드로 갈까 하다가 이걸 들어야 정중체도 들릴 것 같아 조금은 더 들어볼 생각이다.


밤에 자기 전에 이미 본 애니를 틀고 귀로만 다시 듣는다. 그러면 들리는 단어도 있고 여전히 안 들리는 단어도 있다. 팟캐스트 역시 아래 자막을 보고 듣고 다시 귀로만 듣고 이렇게 6개월 정도 연습해 볼 생각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일단 반복은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일본어를 하다 보니 영어가 뒷전이다. 일단 유명한 책을 한 권 샀고 그것의 강의를 등록했다. 세 단원 들었지만 여전히 어렵다. 학부 방학이 시작되면 하루에 3과 정도 듣고 다시 들으며 정리할 생각이다. 이렇게 하면 조금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학원도 스터디도 생각해 봤지만 나는 어딘가에 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또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이렇게 당분간 혼자 해 볼 생각이다. 같이를 지향하지만 또 혼자를 선택하는 반복되는 선택을 하는 나를 보며 조금은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나 뭐 이런 생각도 든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두 개의 어학을 공부하는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 직업이 없을 때도 나는 일본어와 영어를 공부하려고 한다. 그리고 교육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유튜브를 할 생각이다. 며칠 전 학생들에게 채널이 있다고 말하니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학생들이 "찾아낼 거예요" 이러면서 다짐을 하던데 글쎄 찾을 수 있을지 찾으면 한 번에 수긍하고 오픈할 것이다. 그러면서 질문도 많아지고 요청도 받으면서 채널을 더 성장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미숙하고 더 연습해서 더 괜찮은 채널로 성장하고 싶다. 영상 1,000개 정도 만들어 그 노력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싶기도 하다.


방학을 한 친구들은 지금 고향에서 자신들의 가족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어학당 수업의 매력은 바로 이 학생들에게 있는데 학부 수업의 시간표로 인하여 계속 어학당 수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력이 되는 한 계속하고 싶지만 요즘의 나의 체력으로는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 이전에 학부와 어학당 수업을 병행하는 분들을 보고 왜 어학당을 계속하실까 하는 의문이 든 적이 있었고 실제 질문을 해 본 적도 있었다. 그때 한 분이 "학부가 일 년에서 삼 년이라 불안해서요"라고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내가 수업을 해 보니 학부 수업 준비는 실제 만만치 않아 이것과 어학당을 병행하는 것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학부 수업의 과목이 정해지면 그 과목 수업 피피티를 계속 수정 보완하면서 그 수업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학당의 경우 급이 달라지면 해당 급의 피피티도 계속 만들어야 하는데 학부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의 수업을 신청하고 거기에 맞는 자료를 구축하면 당분간은 좀 여유가 있다.


하지만 다음 학기 수업은 또 다른 과목이 배정되면서 방학을 수업 자료 구축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리고 만약 여유가 된다면 잠깐 도쿄에 다녀오려고 한다. 요즘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영상의 대부분이 도쿄이고 가 본 지도 오래되어 일행이 생기면 잠깐 카페와 문구점을 구경하러 갈까 생각 중이다.


며칠 전 만난 영어 전공자 강사 분이 좋다고 하셔서 긴자의 호텔을 검색하다 헤어졌다. 8월 정도로 예정 중인데 아직 예정이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모든 자료 준비를 7월까지 마치려고 한다. 9월의 개강이 시작되면 나의 여유로운 일상도 없기에 재충전을 하고 다시 달려볼까 한다.


그리고 지금 다시 시작한 일본어 회화의 실전 테스트를 하고 동기 부여를 확실히 받아 볼까 한다. 오늘은 모처럼 바람이 불고 남편은 낮잠 중이다. 세상 평화롭고 여유로운 오후에 혼자 이렇게 글을 쓰니 나도 꽤나 여유 있는 삶처럼 느껴진다. 이런 잠깐의 여유가 행복한 모리샘이다.



--다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언어는 다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