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는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목장으로 현장학습을 가는 날입니다.
‘목장에 가면 무얼 할까?’
민아는 커서 수의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더 신나고 궁금했습니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대신 버스를 타고 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같이 갈 짝도 미리 정해 두었습니다. 친한 친구 혜린이와 짝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싸준 김밥과 과자, 음료수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민아는 엄마표 김밥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고기와 시금치가 듬뿍 들어간 아주 맛있는 김밥입니다.
가끔 민아는 학교 가기 싫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엄마는 민아랑 같이 교문까지 와서 안아주고, “파이팅!”하고 응원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민아 혼자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뛰어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민아는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창밖을 바라보며 옆에 앉은 혜린이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와, 나무좀 봐.”
“하늘도 무지무지 파래.”
둘은 손을 꼭 잡았습니다. 민아는 엄마가 싸준 김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자랑했고, 혜린이는 샌드위치를 싸 왔는데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서 목장에 도착했습니다. 목장에는 얼룩소와 귀여운 송아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민아는 소에게 마른풀과 사료를 주었습니다. 우리 안에 있던 소는 민아가 먹이를 주자 쑤욱 머리를 앞으로 내밀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송아지들에게는 젖병에 우유를 담아서 주었습니다. 송아지들은 쭉쭉쭉 우유를 빨았습니다.
민아는 우유로 아이스크림도 만들었습니다. 거품기로 우유와 시럽을 저으니까 아이스크림이 되었습니다. 딸기와 초콜릿아이스크림을 만들었는데 아주 시원하고 달콤했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트랙터를 탔습니다. 목장 주변을 한 바퀴 도는데 소들이 한가로이 넓은 풀밭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민아는 혜린이에게 소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소들도 우리처럼 소풍 나왔나 봐.”
풀을 다 먹은 소들은 가만히 서 있거나 풀밭에 앉아 있었습니다.
‘엄마소 우유 짜기’를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혜린이는 무서워서 하기 싫다고 했습니다. 민아도 무섭기는 했지만, 직접 소를 만져 보고 싶었습니다. 민아는 하겠다고 손을 들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목장 안내하는 선생님이 젖소 몸 구조와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우유 속에 성분에 대해 얘기해 주었습니다.
민아는 엄마 소의 젖을 만졌습니다. 따뜻했습니다. 엄마 소의 젖꼭지를 누르니까 누런 젖이 쭉 나왔습니다. 아까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던 것도, 민아가 마셨던 것도 바로 엄마 소의 젖입니다. 우유가 엄마 소의 젖이라는 걸 알자, 민아는 갑자기 송아지가 떠올랐습니다.
여태껏 민아가 마셨던 우유는 송아지가 먹을 걸 나눠 준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아가 엄마가 해 준 음식을 먹고 자라는 것처럼 송아지는 엄마 소의 젖을 먹고 자랍니다.
아침 일찍부터 엄마가 현장학습 가는 민아를 위해 김밥을 싸주셨는데 그 김밥을 송아지와 나눠 먹고 싶었습니다. 민아는 송아지에게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싸준 김밥 하나 먹어 볼래?”
하지만 송아지는 우유를 더 좋아하나 봅니다. 아까처럼 커다란 젖병에 든 우유를 달라는 듯 쳐다봅니다.
“고마워, 송아지야.”
민아는 직접 송아지를 만나고 엄마소를 만져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 꼭 수의사가 되어 동물들을 잘 돌봐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김밥이 너무너무 맛있었다고 말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