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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 자기 방향으로 자란다.

by 맑은샘

어떤 아이는 대나무로 자라고, 어떤 아이는 장미로 자란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 자란다.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잘 살펴야 한다.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부모나 교사, 심지어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멋지고 훌륭하게 자랄 것을 확실하게 믿고 기다릴 뿐이다.


아이들은 자기 때에 자기 속도에 맞춰 자란다. 이해가 빠른 아이도 있고, 느린 아이도 있다. 빨리하라고 다그치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주눅이 들어 더 못하게 된다. 같은 부모 밑에 태어난 형제나 자매도 다르다. 그러니 반 아이들은 얼마나 더 다를까!


느리고 더딘 아이들은 가까이 다가가 살펴야 한다. 그냥 행동이 나무늘보처럼 느린 아이가 있다. 시간을 여유 있게 주고 기다려야 한다. 몰라서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때는 따로 설명을 하거나, 좀 더 쉬운 걸 보충을 해서 이해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너무 완벽해서 느린 아이도 있다. 자기 스스로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 나름대로 자랄 수 있도록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일 학년 훈이는 입학식날 교실에 들어오지 않고 복도에서 울고 있다

담임선생님이 훈이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복도에 나와서 같이 데려가려고 해도 막무가내다

다른 아이들은 자리도 정하고, 짝도 정하는데 훈이는 엄마 손만 잡고 복도에 서 있다.

가끔 입학생들 중에 훈이 같은 아이들이 있다. 나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었지만, 엄마와 헤어져 혼자 교실에 들어가는 게 어려운 거다. 때를 맞춰 자라는 게 버거운 아이들이 있다.

성장에는 성장통이 있다. 자라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다. 훈이처럼 힘들다고 울기도 한다. 교실로 들어가는 게 한나절, 일주일, 어떤 경우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도 기다리면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훈이도 힘든 시기를 겪고 성장할 것이다.


공부하면서 만나는 어려움, 친구들 관계, 숙제나 해야 할 일이 늘어나는 게 모두 성장하면 겪는 성장통이다. 가끔 부모님이 이런 걸 대신해 주려고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자라면서 만나는 어려움들은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한다. 교실에 들어가는 거, 자기 주변 정리 하는 거, 친구를 사귀는 거 모두 아이가 자라면서 해야 할 일들이다.


불안한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다. 내 아이가 괜찮은 건지 걱정스럽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괜찮은지 궁금해진다. 이럴 때 아이들이 자기 나름대로 자라는 걸 믿고 지켜봐 주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기대하면서 격려해 주는 거다. 어려움과 힘든 걸 겪지 않게 하려고 부모나 교사가 다 해 주려고 하면 아이는 늘 어린아이로 남는다. 조급해하지 않고, '잘 자랄 거라는 믿음'으로 기대하고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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