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되는 것 하나 없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by Sinvictus

어김없이 눈을 뜬 오늘은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하며

어떤 날은 한없이 맑다가

또 어떤 날엔 끝없이 어둡기만 합니다.


또 사람들에겐

분명 같을 하루일 텐데

저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겁니다.


화창한 날이면

어떤 이는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덥다며

집에 있으려고 하겠지요.


하얀 겨울날은

내리는 눈 한 송이 한 송이마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연인이 있다면,

다급한 외침 속에 뛰어가는 이에겐

선명한 위협으로 다가오겠지요.


궂은 날씨에는

제일 먼저 불길함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빗소리를 세상이 연주하는 음률 삼아

낭만에 취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렇듯 하루의 모습은 같을지도 모르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진 않을 거예요.


저 친구를 봐요.

분명 같은 날을 살아왔는데

누구는 번듯한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살고

캄캄한 어둔 날이면 눈물짓는 누구는

지지부진한 현실 속에

무너져내리기도 하지요.


분명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말 뜻대로 되지 않네요


잘해보려 노력했습니다


분주하게,

어디에든 엉덩이 붙일 겨를도 없이 뛰었는데

돌아오는 말은 ‘네가 뭘 했는데?’였고,

어깨를 늘어뜨린 채 제자리로 가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건

따스한 햇살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는

창에 비친 나였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승승장구하며 살고 있는지

아니면,

나와 같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삶을 사는지

사실 궁금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오늘은 다른 모습이지만,

탄탄대로 걷는 것만 같은 사람도

늘 잘 나가는 것 같은 사람도

결국 맘처럼 되지 않는 게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의욕이 비웃음으로 돌아오고

열정이 재가 되어

제대로 마무리를 못 지은 채

놓아버릴 때도 있는

어쩌면,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도 한


그런 날들을 무수히 쌓고 맞이한

오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래, 인생은 원래 씁쓸한 법이지

라고 끝내도 좋은 걸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모르겠다고 말하겠습니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무슨 자격으로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가시밭길을 나아가는 것보다

그저 머물러 있는 삶이

더 편할지도 모르잖아요?


더구나

그 선택이 어느 곳으로 인도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 않겠습니까.


다만, 제가 조용히 당신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나아가고야 말겠다.’

다짐뿐입니다.


어차피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하고픈 건 다 해봐도 되지 않겠어요?


열심히 하려 하지 않고

혼자 열등감에 찌그러지지 않고

혹, 걸려 넘어지면 그냥 기어서 가도 되겠지요.


제가 또 포복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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