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by Sinvictus

SNS를 보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댓글들

많은 순간, 그저 흘려보내지만

가끔은 엄지가 스마트폰 위에서 춤을 춘다


‘허허, 댓글들 보아하니 누구든 맞을 짓하면 패도 된다는 말씀들인 거죠?‘


위의 문장은 게시글 속 남자가 ’은근히 매를 버는 스타일‘이라는 의견이 머릿속을 콕콕 찔러 쓰게 되었다

해당 댓글에 ‘좋아요’가 눌릴 때마다 알림이 떴는데,

그때마다 허공에 툭 내뱉은 듯한 느낌을 받아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렇게 2주가 흐른 지금,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각각 최강의 창과 방패를 팔던 한 상인은

자가당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창피를 당한 채,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이후로 ‘모순’은 ‘앞뒤가 다르다’의 상징이 되었는데

그와 달리 전쟁사에는

이 조합의 강력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옛 ‘팔랑크스’가 대표적이지 않나


그래서일까

창과 방패를 손에서 놓은 현대에 들어서도

이 ‘모순’은 여전히 유용함을 뽐내고 있다


-부지런하려 하면서도, 게으르고

-마음먹었으면서, 피하기만 하고

-답답하나, 나서지 않는


비판하려 하면서도 미움받지 않으려 하는,

‘모순’

내 댓글과 비슷하지 않나


누군가의 비난 때문에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경험은

한 번쯤은 있었을 텐데, 지금의 나에겐 선명하지 않다


그러나 조금의 흠집도 남기고 싶지 않은,

자기방어기제가 저 댓글로써 나타나지 않았던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무조건 옳고, 너는 틀리다

-나는 되고, 너는 안돼


라는, 이전의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

사실 지금도 전혀 공감하지 못한 태도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덕지덕지 붙여놓은 진흙뭉치가 흘러나온 것이라고 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연민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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