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계속 살다가는 옆에 있는 직원분들처럼 살아가겠지. 5년 후, 10년 후도 아주 쉽게 예상된다. 그러면 그때 나는, 잘 살고 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될까 아니면 끝까지 도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의 한숨을 내뱉을까. 미래가 예상된다는 건 계획을 세울 땐 좋지만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땐 괴롭다.
지금 이 곳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데 쉽사리 내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1년 후, 3년 후에도 계속 허우적대다가 안주의 파도에 휩쓸리고 꼬르륵 현실에 잠식당해버릴 것 같기도 하다. 차라리 포기의 바다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되면 다 내려놓고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을까.
오늘도 필기시험에서 쓴 맛을 보고 난 뒤 우울해졌다.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떡볶이를 먹었지만 그렇다고 오늘 하루가 특별해지지 않았다.
돈도 어느 정도 벌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보람차게 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은 그냥 놀고먹고 여행 가고 봉사하는 거라서, 살면서 꼭 세상을 위하여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에 사명감 투철히 일하고 싶다.
말은 쉬운데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