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短想_2

작별하지 않는다_한강

by sinwol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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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소년이 온다"의 잔상 때문에 한동안 마음이 회색빛으로 흔들거렸다

하지만 작가는 조금 더 우리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묶어 놓아야 할 이유라도 있는 듯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에 흐르는 역사적 사건의 실체 속으로, 제주 중산간의 희뿌연 눈보라 속으로 휘청거리는 우리를 거세게 몰아붙인다

절단된 손가락은 봉합하고 미세 신경과 혈관들이 다시 이어지도록 3분 간격으로 봉합된 상처 부위를 바늘로 찔러 피를 내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전멸이라는 원시적 무지성의 집단적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이며 방관자 그 모두가 나와 우리이기에 부끄럽고 숨이 막히고 두려웠다, 그럼에도 역사속에 박제된 그들의 고통과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해 작가는 말하고 있다, 그래야 썩어 다시 잘나내는 아픔을 피할 수 있다고, 고통의 흔적은 남겠지만 그래야 용서할 수 있다고, 그래야 같이 살아갈 수 있다고..... 부시게 아름다운 산과 들에서, 쪽빛 찬연한 바닷가에서, 광산의 먹검은 수직 갱도에서 깊은 절망과 두려움으로 무기력하게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이들의 켜켜이 쌓인 죽음이 야만적인 이념과 신념의 잔혹한 폭력으로부터 미래 어느 세대 어느 누군가를 지켜줄 것이기에, 아니 현재의 나를 지켜줄 것이기에, 그래서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고, 그래서 아직도 우린 작별하지 않는다고....


주님~ 악의 악 또한 당신 아래 있음을 신뢰하게 하소서, 그래서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노래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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