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겨울

2024.겨울

by sinwolrang
brDsmbE5eOqBs2nm9UhsdqtO3yo.png

희거나 반투명으로 얼어붙은 창 밖의 겨울,

공기마저 얼어 떠다닐 물기라곤 없는데,

겨울 마른바람은 밤새 창마다 새의 솜털 같은

결정을 만들어 놓았다.


가장 길고 깊은 어둠이 숲을 가린 동짓날,

밤새 숲의 새들이 몰려와 제 찬 가슴을 부빈 듯

산으로 난 창들엔,

하얀 실핏줄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죽어가는 작은 새들의 눈물일 거다.


바람은 채 한 방울도 되지 않을 눈물을 날라

바늘 끝 같은 아픔을 조용히 놓아두고

산으로 돌아갔다.


아침 햇살은 서쪽 능선으로 밝아온다.

겨우내 희고검은 산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마을,

신월랑은 그래서 더 춥다.


창 밖의 겨울을 사는 새들은 매일 하루만 산다.

밤마다 작은 새들은 죽고,

살아남은 새들은 차마 서쪽으로 날지 못한다.

다만 처마 끝 검은 선으로 줄지어,

서걱거리는 얼음을 털어낼 뿐.

저기 폭풍처럼 밀려오는 햇살을 바라보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첫눈이 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