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W Dec 01. 2023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을 대하는 자세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까. 사람마다 기준마다 좋은 사람의 범주는 항상 달라진다. 그렇다고 나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무언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나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면 바다를 보러 간다. 불과 며칠 전에도 인천의 을왕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가끔 운전해서 바람을 맞으며 멀리 다녀오면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종종 바다를 다녀온다.


산과 바다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을 들을 때면 난 항상 바다를 골랐다. 산은 나에게 높은 사람이 되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고, 바다는 나에게 넓은 사람이 되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높은 사람보다는 넓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되고 싶기에 질문을 들을 때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를 외치곤 했다.


초겨울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꽤 많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바다를 온 사람들을 보았다. 혼자 바다를 보러 온 사람은 나뿐인 듯했다. 여전히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바닷물 꽤 가까이 다가갔다. 몇 마리의 갈매기가 날고 있었고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서 바다를 바라볼 때 장애물은 없었다. 오랜만에 바다를 마주했고, 처음 든 생각은 ‘참 넓다.’였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온 세상을 바닷물이 채우고 있었다.


오랜만에 와도 바다는 변함없이 넓었다. 모래사장 입구에 있는 돌계단에 앉아서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하는 평소에 했던 고민을 되새김질해보았다. 정답은 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저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바다처럼 말이다. 말과 행동, 마음, 생각, 사소한 모든 것 하나하나까지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참 어렵다. 너무나도 간단한 말인데 어떻게 어디서부터 넓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려웠다. 그러나 바다는 나에게 그저 넓은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일단 다시 살아보려고 한다. 대신 하루하루 바다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다 또다시 바다를 방문할 때면, 바다는 나에게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길을 알려주겠지.


바다를 다녀오길 참 잘했다.


이전 02화 사랑을 사랑으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