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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 Dec 04. 2023

소소하지만 가득 찬

삶을 대하는 자세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나는 최근에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공군을 가는 이유에 휴가를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내가 공군을 선택한 큰 이유였다.


지금 돌아보면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들이지만, 그 시간 속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지간히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텐데, 꾸준히 만남을 지속해오고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일까. 내가 생각할 때는 함께 있을 때 편하다면, 서로 아무 말 않는 정적에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일상을 업데이트하며 이야기하던 도중, 한 명이 방송에서 들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사람의 관계가 꾸준히 지속되려면 과거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대. 근데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잖아. 그래서 참 좋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인생에서의 접점이 군대밖에 없는 사람들이 만나서 4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군대 얘기를 하지 않았다. 서로의 미래에 대해, 몇 년 후의 모습에 대해, 현재 살아가는 삶에 대해,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사소한 걱정까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우리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그런 목적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우리가 좋다. 서로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충고해 주는 우리가 좋다. 밥 한 끼 사는 것으로 인색하지 않은 우리가 좋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우리가 좋다.


올해 한 해동안 실패만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12월의 시작을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12월을 나쁘지 않게 보낼 수 있음을 느꼈다.


보통 만남을 가졌다가 집에 가야 하는 시간이 오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아쉬운 감정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미 그들 덕분에 그 하루를 온전히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3년이 가기 전 지방에 사는 다른 친구들도 함께 연말 파티를 열기로 했다. 항상 그랬듯이 소소하지만 가득 찰 대화가 기다려진다. 덕분에 따뜻한 12월을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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