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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별 Jul 26. 2017

번짐

나랑 놀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의 손가락을 한참이나 깨물고
얼얼한 이빨을 문지르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창문에
예쁘게 그린 건 하트 모양이었다

입김을 불고 손가락을 세워
하트를 정성껏 그리니
그린 선을 따라
물방울이 번져 흉해진다

네 눈에 사랑을 그리려고 했는데
자꾸 네가 옛 생각에 울어서
다 번져버린 게 생각나서

망가져가는 하트 모양 앞에서
눈을 뗄 수 없어 한참 그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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