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옷부부 Jun 10. 2022

여행 중 일자리를 찾는 안내서

workaway guide

https://www.workaway.info/


길 위에서 우린 새로운 길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워크 어웨이는 세계 각국의 호스트들이 여행자들을 모집한다. 호텔, 학교, 정글, 수도원, 농장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차고 넘친다. 일주일 단기간도 좋고, 몇 달씩 배우며 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루 정해진 시간을 일하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받는다. 호스트와 여행자는 서로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 현지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함께 일하는 여행자들과도 서로 배운다. 요리, 그림, 음악, 요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또한 설렘을 더 하는 일이다.


시작하기 전, 가입하기.

유료이지만 돈을 내고 쓸 만큼 정보 정리가 잘 되어있다. 그러니 한번 속는 셈 치고 가입 먼저.

1. 새로운 목적지? 정해진 목적지

어디로 갈 것인가? 계획된 곳도 좋고 일자리를 따라 난생처음 듣는 도시도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주로 후자를 택했다. 이유는 우리가 계획한 도시는 대체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에 일할 곳도 많고 경쟁자들은 더 많다. 그래서 유명하지 않은 관광지의 호스트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가 더 쉬울 것이다. 모두가 아는 유명 관광지의 경우는 호스트의 가족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나 호텔,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일자리가 많다.



2. 모집

가장 먼저 호스트 설명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접속한 시간,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답장을 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답장률도 낮고, 시간도 길다면 나도 답장을 받을 확률은 희박하다. 모집기간, 일에 대한 설명, 어떤 문화적 교류를 할 수 있는지, 다른 것을 배울 기회가 있는지, 호스트가 말할 수 있는 언어, 시설에 대한 설명( 인터넷, 반려동물 가능 등등), 모집인원, 제공되는 잠자리와 식사 형태, 업무시간, 기타 등등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가난한 나라일수록 하루 식비 5달러 정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돈 많은 나라일 경우에는 오히려 약간의 돈을 지급한다.


아래는 태국의 빠이에서 봉사자를 구하는 글이다. 집 짓고, 과일을 따는 육체적 노동을 하는 일이다. 특별한 기술은 없어도 되진 만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 곳곳에 쓰일 수 있다. 그리고 '집'을 짓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짓는 특별한 집을. 이런 흥미로운 일자리가 모든 나라에 널려있다.



2. 나의 능력

일자리는 너무나 많지만 모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호스트들이 원하는 바는 꽤 정확하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업무는 아주 자세히 써 놓는 편이다. 보통 사진, 마케팅, 벽화, 육체노동, 가르치는 일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NGO혹은 학교에서는 육체노동이나 가르치는 일을 많이 모집한다.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영리 단체는 사진, 마케팅, 벽화를 도와줄 사람을 모집한다. 농장, 관광객 가이드 도우미, 설거지, 보모, 애완견 돌보기, 등대지기, 미역 따기 등등, 예상 밖의 일들도 많다.

이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해보고 싶은 일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제일 좋겠지만)을 골라 호스트에게 연락한다.




3. 설득하기

호스트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쪽지를 받을 것이다. 전 세계에 여행자들은 널렸고, 이 일을 하기 위한 경쟁자는 더 널렸다. 그래서 내 능력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적어 호스트를 설득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이력서라고 보면 되겠다. 내가 얼마나 당신이 원하는 일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성의껏 설득해야 한다. 너무 짧은 지원서는 좋지 않다. 직업, 경력, 성격, 취미를 적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얼마나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도 먼저 알려주는 것이 좋다. 호스트들도 너무 자주 봉사자들이 바뀌는 것은 피곤한 일이기 때문에 최소 기간을 정해 놓는 경우도 있다. 1주, 2주, 길게는 두 달 이상 봉사를 해줄 사람을 찾기도 한다.



4. 기다림

등록된 모든 호스트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계절에 따라 일손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고, 메일이나 쪽지 확인하는 일을 깜빡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답변을 못 받는 일은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아직도 세상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 번에 여러 호스트들에게 연락을 취해도 되고 한 명 한 명에게 시간 차를 두고 연락해도 된다. 나의 경우에는 한 달에서 보름 전 정도에  일하고 싶은 곳에 한꺼번에 연락을 취하고 답장이 오는 곳으로 일정을 약속했다. 답장을 빨리 주면 좋겠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호스트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면 워크 어웨이의 쪽지 대신 메신저로 소통해 조율하는 것이 좋다.


5. 좌절

기다림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거나, No thanks 답장을 받는다. 당연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곳에서 일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건만. 세상이 나의 편이 아닌 것 같은 미움마저 생겨난다. 꼭 여기서 일해보고 싶었는데....

워크 어웨이는 거절의 연속이며,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농장은 농번기에 사람을 구할 것이고, 학교나 단체도 빈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나보다 더 맞는 지원자를 먼저 찾았을 수도 있고 나의 소개가 조금 미흡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여행이 절대 계획대로 될 일은 없다는 것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플랜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 되면 좋고. 그러니 좌절은 3분 정도면 충분하다.


6. 의심

OK, welcome! 드디어 답장을 받았다. 그런데 왠지 모를 의심이 든다. 내 시간을 투자해도 괜찮은 곳일까? 일만 죽어라 시키진 않을까? 싹수없는 호스트면 어쩌나? 등등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별별 생각이 다 들것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은 호스트에 대한 리뷰이다. 대개는 좋은 말들을 많이 적어주지만 솔직하게 평을 남겨주는 사람도 많다. 아무리 좋은 호스트라도 모두를 100프로 만족시킬 수 없는 법이다. 가기 전에 미리 참고하거나, 쪽지를 보내기 전에 꼼꼼히 읽어보면 대략 확신이 설 것이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진 않아도 된다. 그들의 경험이 꼭 나와 같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다.


7. 합의

호스트를 만나서 일할 내용에 대해 확실히 합의해야 한다. 보통 하루 4~5시간 주 5일 업무를 기본으로 한다. 특이 사항이 있을 수도 있고, 업무가 변경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워크 어웨이는 노동력과 숙식을 바꾸는 계약이므로,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혹 부당하다 싶은 일이 있다면 호스트와 조율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 몇 일간은 일단 해 보는 것이 좋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시도들이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 좋은 기회일 것이다.


8. 비자

여행자들이 호스트들에게 “입국 시에 봉사로 비자를 받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workaway를 굳이 설명하자면 봉사겠지만 사실 문화교류로 봐야 할 것이다. 입국 서류 작성이 ‘work’ 혹은

'volunteer’라고 언급하기보다는 원래 목적대로 ‘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9. 갭이어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아래와 같은 목적으로 이용했다.

v 체류비 줄이기

v 그곳 문화에 한 발 더 들어가기

v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많은 여행자들은 이 외에도 갭이어, 봉사, 안식년 등등을 이유로 참여했다. 특히 갭 이어는 학생들이 진로를 정하기 위해 갖는 시간이다 보니 젊은 여행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대중화되고 있는 개념이다. 그런데 학생이 아니더라도 30대, 40대, 50대 역시 갭 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다른 길을 통해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나가는 일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이전 28화 새드엔딩_EP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