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살림이 가르쳐 준 것

by 서지현

'쓰는 이'에게 12월은 유독 버거운 달이었다. 명실공히 신춘문예의 달이었고, 브런치대상 발표가 있었다. 어떤 근거에선지 모르겠지만 이 두 가지 글쓰기를 치러내야만 비로소 한 해가 정리되는 실감이 난다.



브런치북 <여행자의 밥상> 발간에 한 해를 다 바쳤다. 남은 힘은 공모전에 보낼 글 두 편을 마련하는 일에 썼다. 나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다 못해 미래의 에너지까지 한껏 끌어다 쓴 기분이다.



텅 빈 마음에 답 없는 질문들이 수시로 찾아들었다. '쓰기의 끝은 어디일까', '끝끝내 쓰다 보면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하는 식의 막막한 물음이었다. 쓰고 나면 자주 울고 싶어졌다. '쉬지 않고 써온 일에 대한 보상은 뭘까?', '이렇다 할 보상이란 게 있기나 한 걸까?' 답답한 가슴만 하릴없이 쓸어내렸다.






브런치대상 발표가 있던 날은 일부러 나가 좋아하는 원두를 사 왔다. 집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고, 겨울 유단포를 무릎 위에 얹고는 당선인의 글을 읽었다. 더는 쓰지 못할 심정이었지만 결국 쓰게 될 걸 스스로가 알고 있었다. 글에 다친 마음은 글로 치유되고, 글로 닫힌 마음도 글로써만 열린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질이 좋은 원두라 그랬겠지만, 커피가 쓰지 않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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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와 <아날로그인>을 지었습니다. 오늘 밥을 짓고, 또 문장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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