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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시루 Jan 23. 2023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기

아빠와 딸의 하이파이브

23년 1월 23일,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기


매일 느끼지만 아기의 성장은 놀랍기만 하다. 이제는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고 익히는 속도가 제법 빨라졌다.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 가면 쉽게 알아채고 긴장하기도 한다. 익숙한 집 안 침실, 거실에서는 편안한 표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한다. 여전히 정말 작은 아기는 다양한 표정으로 우리 부부를 들었다 놨다 한다. 작은 아이가 집에서 큰 보이스를 내는 셈이다! 아직 정형화된 언어로 인코딩 될 수 없는 미지의 소리지만 필요한 메시지를 잘 담아낸다.


160일을 앞둔 아이는 표정으로 호불호를 분명히 한다. 경이로운 순간 중 하나는 퇴근 후 내가 귀가할 때 하는 눈 맞춤이다. 아이는 멀리서 소리가 나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요즘은 목, 허리에 힘이 생겨 몸을 똑바로 잘 세운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아이는 집에 돌아온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는 고요한 침묵이 몇 초 흐른다. 눈빛으로 나누는 대화라고 해야 할까?


아이의 두 눈에 내 모습이 가득 찬 순간은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그동안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 이제 모든 감각을 이용해 주변에서 부모를 분주히 찾는다.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울다가도, 젖병을 빨다가도, 졸려도 아이는 자신의 눈에 아빠인 나를 가득 담는다. 그런 아이의 깊은 눈을 보면, 조용히 아이 앞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아가야! 아빠, 보고 싶었지? 엄마하고 잘 있었어?’ 아이는 아빠를 알아보고 그제야 함박웃음을 짓는다. 해바라기 미소다! 워낙 짧은 순간이라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작은 얼굴에 미소가 번지면 아이는 이내 천진난만한 장난꾸러기가 된다. 나를 알아보고 웃는 아이를 보면 정말 감격스럽다. 또 아이가 나를 보고 울음을 멈추고, 또 옅은 미소를 띠면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


부모가 되며 우리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아이 있는 삶'에 대한 걱정을 하다가도 바로 이 순간, 아이의 천연덕스러운 미소를 보면 근심을 내려놓는다. 또 괜한 걱정으로 쓸데없이 심각해졌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의 성장이 놀라운 또 다른 이유는 매일매일 보는 아이 표정이 조금씩 달라져서다. 사람은 매일 보는 사람을 닮아 간다는 말은 아마 자주 쓰는 얼굴 근육이 비슷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부부를 닮아가는 아이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아이는 아무 조건 없이 부모에게 자신을 맡기는데, 부모인 우리는 막연히 아이를 걱정했다. 지금까지도 아이는 그 걱정이 무색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그간 우리 눈앞에 있는 아이를 두고, 다른 미래를 걱정한 셈이다. 지금은 현재 우리 앞에 있는 아이를 꼼꼼히 지켜보고, 아끼기에도 아까운 시간이다. 회사에 다니며 아이를 보는 나는 하루에 고작 3~4시간 정도 아이를 돌본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아내, 아이와 함께 있지만 주중에는 아내가 거의 홀로 육아를 맡는다. 지금껏 아이의 성장을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정말 많이 자라 있을 것만 같다. 순간순간 지나가는 그때만 볼 수 있는 아이 모습에,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제는 아이와 동네 카페로 외출을 했다. 며칠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곳이라 그런지  편안한 모습이었다. 아이는  공간을 탐색하듯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집에선   없는  식물에는 손을 뻗기도 했고, 작은 손을 나뭇잎에 가져가기도 했다. 집과 달리 카페 여백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 아이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곳저곳 살폈다.


우리 부부의 음성과 동작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는 작은 주문을 하나씩 해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나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당연히 손바닥을 세게 마주치지 못하지만, 눈앞에 손을 갖다 대고 있으면 조용히 자신의 손을 가져다 맞춘다! 놀라운 순간이다.  손바닥에 자신의 손을 겹친 아이는 고개를 돌려  눈에도 눈을 맞춘다.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이뤄지는 동작이지만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있다 (손을 갖다 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번에는 아내가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아이가 호응을  해준 시점에 카메라를 갖다   운이 좋았다. 아이와의 하이파이브, 그리고  맞춤은 다시 봐도 감동이다! 그때의 떨림은 영상을  때마다 되살아난다. 당분간 현실 걱정에서 벗어나 살아갈 에너지를 얻은  같다. ‘아이 있는 에서만 느낄  있는 벅찬 감정이다.  순간을 떠올리면 간질간질하다. 이건 분명 성장하는 아이를  부모만 경험할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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