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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siseon Mar 11. 2022

영혼만큼 중요한것이 '옷맵시'라

운동이 주는 쾌감이 있다.


출장을 다녀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러 간다. 몸은 당장에라도 집으로 돌아가 눕기를 종용하지만 일주일에 고작 두 번인 요가 수업이니만큼 빼먹지 않으려 애를 쓴다.


수업은 요가매트를 깔고 거울 앞에 앉아서 하는데 사실 정통 요가 수업은 아니다. 도구 없이 하는 필라테스라고나 할까. 코어 근육을 기르고, 체형을 바로잡기 위한 각종 자세들을 시도한다. 분명 20대 때에는 선생님이 하는 기초 동작을 따라 할 수 없는 일은 거의 없었던 듯한데 오랜만에 듣는 수업에서 몸의 놀라운 변화를 본다.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 것 말고도 안 쓰던 근육을 쓰려할 때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제어할 수 없다.


떨리도록 근육을 쓰고 나면 그 다음 동작을 할 때쯤엔 이미 그 근육에 감각이 없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돌덩이 같이 무겁고 둔해진 근육들을 부여잡고 이리 찢고, 저리 늘리고 하다 보면 수업을 마칠 때쯤엔 내 몸이 내 몸인지 남의 몸인지 알 수가 없다. 수업을 마치고 팔다리가 모두 따로 노는 것 같이 축 늘어진 몸으로 한걸음 두 걸음 걷다 보면 10분이면 도착할 집을 거의 20분을 걸려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여러 동작을 배우면 일주일  남은 5일은 집에서 이리저리 새롭게 몸을 움직여 보게 된다. 사실  수업 이후에는  강제적으로 동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근육통에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였다. 고작 전날 스쿼트 스무  했다고 다음날  허벅지는 걸을 때마다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오히려 다시 스쿼트를  때는 죽을  같지 않은데 계단을 내려오거나 내리막길을 걸을 때면 악소리가 절로 났다.


그러나 몸이  신기한 것이, 그렇게  3. 3일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스쿼트 스무 개를 하고 나도 약간 뻐근한 정도? 그러고 나니 조금씩 운동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샤워하기 , 자기  스쿼트 스물다섯 개가 주는 효과가 적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도  못할  같이 힘들던 20개가 25개로 늘어날 때의 기쁨, 벌써 그럴  없겠지만 괜스레 힙업도    같고 라인이 생기는  같은 기분적인 기분의 자신감까지. , 이래서 운동이 일상의 활력이 되어주는구나, 싶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아름다운 점을 갖고 있어요. 그게 얼굴이 됐든, 옷맵시가 됐든, 영혼이 됐든, 사상이 됐든 말입니다."  - 체호프 단편선 "바냐삼촌" 中, 아스트로프


체호프 단편선 중 바냐삼촌을 읽다가, 의아해서 옮겨두었던 문장이다. 저 문장에서 내가 의아했던 것은 얼굴과 옷맵시가 영혼, 그리고 사상과 같은 선상에 놓였다는 점이다. 흐음. 그렇다면 운동은 영혼과 사상만큼이나 중요한 '옷맵시'의 아름다움을 나에게 가져다줄 것인가! 캬. 고작 2주 운동해놓고 꿈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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