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가 아닌 글. 열정을 다해서 글을 완성하고, 응모하고 났더니 갑자기 모든 글쓰기를 멈추게 되었다. 왜일까. 물론 그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갑자기 너무 집중했던 탓도 있고, 응모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동안 늘 목적 없는 글쓰기로 365일을 채우고 있던 일상에 경쟁과 당선과 같은 작은 목적이 들어와 버린 탓이 가장 큰 것 같다.
목적이 있는 글쓰기를 하는 동안에도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무한한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래서 마감이 끝난 순간 글 쓰기 자체를 잠시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졌는지 모른다. 그래서 매일 쓰는 글, 목적이 없이 일상을 기록하는 글. 일상에서 내가 가지는 시선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는 글을 아무 목적과 압박 없이 쓰던 나날의 글쓰기가 사실은 정말 즐거운 글쓰기이고, 내가 하고 싶은 글 쓰기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다는 것. 글쓰기가 직업이 되면 그것은 대가를 위한 목적이 있는 글 쓰기가 되고, 그 순간 나의 글쓰기는 그저 마감이 끝나면 다음 마감까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글쓰기가 되어 버릴까 문득, 겁이 난다. 취미는 업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고 했던가.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그때부터는 직업만이 존재할 뿐 취미를 잃게 된다고. 업으로 쓰는 글과 취미로 쓰는 글. 무언가 구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