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던 글을 잠시라도 멈추면, 하루를 멈추면 하루치 만큼이, 이틀을 멈추면 이틀치 만큼이 티가 난다. 그런데 하루나 이틀치 만큼의 티는 글 쓰는 나만 알 수 있다 하면, 3일치, 그리고 4일치 티는 타인에게도 보이는 티다. 그 티라는 것은 이를테면 소소한 문장 연결이나 맺음말 따위가 자연스럽지 않다거나 뭔가 나만의 표현이 아닌 식상한 표현, 식상한 단어들의 나열이 계속된다거나 이런 식이다. 내 생각을 끌어내어 글을 쓰는 것인데도 내 말투가 온전히 나오려면 쓰던 습관이 붙어있어야만 하다니. 나의 생각을 나다운 말투로 끌어내는 것도 자칫하면 일상의 언어들에 가려져 어색해진다는 말이다.
어제의 글쓰기가 딱 그러했다. 이런저런 핑계들로 무려 3일이나 쉬고 4일 만에 쓰는 글. 사유가 길지 않았던 탓이 가장 컸겠지만 그거야 하루 이틀 문제도 아니고(!) 늘 쓰던 대로 쓰는데도 자꾸만 문장을 버벅거린다.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한 문장의 어미를 고치면 다음 문장도 어색해지고, 어디를 고쳐도 한 번에 쑤욱 읽히는 글이랑은 거리가 먼 것이 고치면 고칠수록 자꾸만 너덜너덜해지기만 하는 듯했다.
그래서 적당히 자신과의 타협과.. 꾸준한 글쓰기에 대한 자기반성을 더해 글을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제목도 좀 과하다 싶었지만 떠오르는 대로 적당히. 그런데 오늘, 불안이 현실이 되었다. 하필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인데, 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뽑아놨던 게다. 평소보다 높은 조회수, 그리고 하트. 엉엉. 부끄러웠다. 물론 그 글에 관심을 표해준 사람들 에게는 너무나 감사하지만 그 모든 관심은 글 덕이 아니라 제목 탓인 듯했다. 소위 제목 낚시를 한 것은 아닌가, 부끄럽고 민망했다.
제목의 중요성. 원래 제목 뽑기를 원체 어려워했던 터라 제목은 어떻게든 나와주기만 하면 감사한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어제의 글 이후로 이럴일인가, 하는 일종의 경각심이 들었다. 어떤 글이라도 우선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떻게든 자극적이고 소위 섹시한(?) 제목을 뽑는데만 집중할 일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에 더 자극적인 제목이 잘 뽑히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마음이 덜 들어가서 일지 모른다. 공들여 쓴 글일수록 자극적이지 않아도 본질에 가까운 제목을 붙이게 되고, 가벼이 쓴 글일수록 제목도 가볍게 가는 것인데 오히려 가벼운 제목이 더 주목받는 현실. 하아. 역시 제목 쓰기. 정답이 존재할리 없는 글쓰기 세상의 영원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