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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소 Dec 02. 2021

결혼에 대한 단상.

생의 꽃밭은 어디에

20년 전 20대의 나는 무엇이 그리도 외롭고 공허하고 불안했을까. 20대의 나는 정말 연약하고 위태로운 허무주의자 자체였다. 우울증이었을까.

30대의 나는 무엇이 그리도 힘들었을까. 일방적이었던 시집살이. 그 고리를 떼어내고는 꽤 편안해졌었다. 밤낮없이 혼자 슈퍼우먼처럼 해내던 육아와 티칭. 아이가 예뻤기에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이 더 많다.

40대의 나는 지나온 시절의 나를 바라보며 한없이 안타까울 뿐이다. 좋은 날들을 너무 우울해하고 허무주의에 빠져 지냈던 것 같아서.  많이 웃고 즐거워해도 되었을 텐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그렇게 싫어했던 아침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밤이 되어 잠이 드는 그런 규칙적인 생활이 나의 정신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내가 잘 살아온 근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지내고 잘 먹고 잘 자는 일상이 얼마나 중요했는지가 이제는 보인다.

긍정하고 감사하며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던 지난날들이 지금의 나를 훨씬 행복하고 평안하게 만들었구나.

집의 불행과 엄마와의 갈등이  그 시절의 나를 얼마나 좀 먹었었는지. 양가 부모의 갈등이 나와 남편의 결혼 생활 초기를 너무나 힘들게 했었다. 부모가 화목하게 지내고 사랑이 깃든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몸소 깨달았기에 우리는 그러지 말자 하고 서로 보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 온 결혼 생활. 서로 힘들다 투정하기보다는 서로 힘들하고 토닥이며 이해해주니 훨씬 더 행복해지던 날들이었다.

지금의 우리 셋이 만든 이 행복한 가정에 외려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내일 더 사랑하고 감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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