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병에 걸린 아들이랑 귀찮아 병에 걸린 엄마
3화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
엄마,단추가 너무 많아~
싫어 병에 걸린 아들이 아침부터 투덜댄다.
간신히 눈만 뜨고 아침을 우적우적 먹고 나서는 교복 와이셔츠를 입으러 간 아들이 뭐가 잘 안 된단다.
응, 그렇구나
잠이 덜 깬 나도 영혼 없는 대답을 하고 만다.
아! 잘못 채웠어~ 다시 해야 돼~
응, 너 단추 채우기만 오 분째야. 오늘 안에 가는 거지? 크크
엄마 도와줘! 이거 뭔가 이상해.
크크크 네 살 때는 내가 할래 내가 할래 하면서 손도 못 대게 하더니.. 뭐냐 너.
더 짜증내기 전에 엄마 도우미가 출동한다.
밑에서 잘못 꿴 단추 때문에 와이셔츠가 벌어져 있다.
어이구..손 많이 간다.너..
수습해준다. 기분도 맞춰주며 홍삼도 먹고 힘내라고 건네준다.
이렇게 착한 엄마가 어딨냐?
나는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으며 멋있는 척을 한다. 아들이 피식 웃는다. 나도 슬쩍 웃는다. 아침에 되도록 하나씩 웃겨주려고 한다. 나도 아이도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밤에 늦게 자는 편이라 아침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나는 커피로 잠을 깨우고 아이는 반 졸면서 아침밥을 먹으며 잠을 깨운다.
학령기 아이가 있는 아침이면 깨울 때부터 먹이고 학교 보내기까지 사실 아이들과 실랑이하기 쉬운 시간이다.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고 교내 어머니 책 읽어주기 동아리를 했다. 거기서 고학년 선배맘들이 말하기를 아이를 아침에 최대한 기분 좋게 보내는 게 좋다고 했다. 그리고 동아리에 모여 당분 충전을 위한 커피를 마시며 아침에 아이를 보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하시곤 했다.
참, 현명한 엄마들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기분 좋게 보내면 나도 아이도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게 즐거워진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밖에 나가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을 텐데 아침의 시작을 집에서 기분 좋게 여는 일은 하루의 컨디션 조절에 있어서 꽤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한다. 비단, 아이뿐 아니라 회사에 가고 일을 나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그때는 그냥 선배맘들 벤치마킹하듯이 감탄하며 배운 거였는데 지금 보니 이보다 더 지혜로운 엄마들이 없었다.
토닥여서 힘내라고 아침부터 좋은 말을 들은 아이와 아침부터 화가 잔뜩 나 있는 아이는 하루의 시작이 달라질 것이다. 엄마도, 아이도 기분 좋은 시작이다. 아이를 혼내서 보낸 날, 하루 종일 얼마나 기분이 찜찜하고 미안한지는 경험해 본 엄마들은 알 것이다.
아이가 집을 나서고 나면 나도 커피를 마시며 아침나절, 나를 위한 시간을 잠시나마 가진다. 단추를 잘 못 꿰던 아이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으며.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