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남의 인생 살듯이 살고 있을까.
가끔은 나인 체로 살고
대부분은 내가 아닌 체로 사는 거 같이
멍하니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정해진 루틴을 억지로 만들어놓고 그 안을 왔다 갔다 하긴 하는데
큰 열정도 없이 거스르지 않지만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진짜 잘 살아보겠다고 했는데
큰 아픔을 이겨내고 나면
강해질 줄 알았는데
더 나약해진 것만 같다.
더 너덜너덜해져 가루가 되지 않은 게 다행인 것만 같다.
정신 차려보면 하지 않은 것 투성이, 미루어놓은 것 투성이.
해내야지 일어나면서 반대의 나는 좀 쉬라고 중력처럼 끌어당긴다.
갈팡질팡 하다만 것 투성이.
관조적인 거 하지 말자 해놓고 다시 남 인생 살듯이 하는데 이것마저 힘이 든다.
산다는 게 그저 하루 잘 보내는 것이라고, 그래도 일상을 살라고 자신에게 되뇐다.
이게 잘하고 있는 거라고. 잘하는 것 투성이라고.